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8포인트(0.22%) 하락한 2399.49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7.28포인트(0.30%) 내린 2397.49로 출발해 상승전환 했지만, 장 후반 오름폭을 줄이다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 동안 한 번도 상승하지 못했다. 코스피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2000년 IT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2년 카드사태 당시에도 4개월 하락에서 멈췄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7월 11일 장중 2896.43을 정점으로 약세가 이어졌다. 코스피 시장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반도체 업황 우려 속에서 부진을 겪었고, 고공행진하는 고환율 흐름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증시 이탈이 심화됐다. 여기에 12·3 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까지 확대되면서 국내증시는 급격하게 위축됐다.
지난달 말 1400원대에서 등락하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야간 거래에서 1442.0원까지 치솟았다. 그 이후 다소 안정세를 찾는 듯 했으나 19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금리 전망치 상향에 1450원대로 올라섰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탄핵당한 27일에는 1480원대로 치솟기도 했다.
코스피는 올 한 해 주요국 증시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올해 코스피가 9%가량 하락을 보인 반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올해 각각 26%, 33%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16.65%), 중국 상하이 종합(14.07%) 지수와 비교해도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코스피가 저점에 다다른 만큼 증권가에선 연초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내림세로 밸류에이션이 바닥에 근접한 코스피가 투자자들이 내년 초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때 손익비 관점에서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잇따른 탄핵으로 인한 국정 공백 장기화 우려, 여전한 고환율은 코스피 변동성을 높이는 변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여진은 남아 있지만, 코스피가 상당 부분 그 충격을 소화해 내성이 생겼다"며 "환율 급등세가 진정될 여지가 보이면 저가 매수 유인이 높아져 코스피가 저점을 높여가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현재 코스피는 계엄령 사태까지 겪으며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억눌려 있지만, 중국의 경기부양 드라이브 등으로 한국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정책 부재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가 저점에서 5개월 이상 지속돼 온 탓에 12월이 하락추세의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예상 가능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멕시코·유럽·중국 자동차 관련 관세, 불법 이민자 추방 외의 내용을 언급을 할 경우,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라고 진단했다.
여전한 고환율 지속도 코스피 반등을 잡는 요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코스피의 핵심 변수는 원/달러 환율로, 환율 1450원 이상은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 영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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