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알리바바 '합작법인' 설립…기대효과와 과제는?

신세계-알리바바 '합작법인' 설립…기대효과와 과제는?

프라임경제 2024-12-30 15:59: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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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18년 SSG닷컴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각각 출범하며 동시에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이 6년 만에 연합전선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그룹이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국내 이커머스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곳이 골자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현재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지만, 신세계와 알리바바의 협력으로 시장의 판도가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6일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내년 신설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은 중국 알리바바그룹에서 해외 사업을 하는 부문이다.

이로써 '그랜드오푸스홀딩'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각각 자회사로 편입된다.

'그랜드오푸스홀딩' 초대 대표는 신세계 측에서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 출신인 정형권 G마켓 대표 선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이사회 인원은 각 사 지분에 맞춰 구성된다.

이 같은 행보는 국내 시장 정서를 고려한 알리바바의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합작법인이 국내 e커머스 셀러·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만큼 공동 대표 보다는 한국인 단독 대표 체제가 낫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신설 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은 새로운 이커머스 플랫폼을 만들기보단, 기존처럼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를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정형권 G마켓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합작법인 설립으로 인한 G마켓 직원의 고용 관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합작 회사가 된 이후에도 G마켓은 신세계그룹 계열사다. G마켓 운영에 있어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그룹, 보유한 지마켓 지분 전량 현물 출자

이번 신설 법인을 위한 출자 비율은 각각 50대 50으로 동등하지만, 신세계그룹은 G마켓을 현물 출자했다. 이마트의 자회사 아폴로코리아가 보유한 G마켓 지분 100%를 출자한 것이다.

이에 이마트는 별도의 추가적인 현금유출 없이 합작법인(JV) 설립에 참여하며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했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아폴로코리아 지분 20%를 보유한 재무적투자자(FI)의 동의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 신세계

앞서 이마트는 2021년 특수목적법인 에메랄드SPV를 통해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 지분 100%를 보유한 아폴로코리아의 지분 80.1%를 3조4404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이베이 본사로부터 잔여지분 20%를 매입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확보했으나 최근에 권리를 포기하고 새로운 재무적투자자(FI)가 나머지 20% 지분을 가져갔다. 

잔여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가 지마켓에 대한 추가 투자 부담을 피하기 위해 제3자 매각을 승인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알리바바그룹과의 협력은 신세계그룹에게 회계 수치상으로도 상당한 이득을 가져다 준다. 

지마켓(舊이베이코리아)은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이후 실적이 지속 악화됐다. G마켓의 거래액(GMV)은 2021년 16조원에서 올해 13조원까지 감소했고, 영업적자는 같은 기간 100억원에서 575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마트는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성수동 본사를 매각했고, 무형자산 감가상각비 1조6000억원을 10년간 분할 상각해야 하는 재무적 부담도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은 보유한 지마켓 지분을 전량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합작법인 설립에 참여한다. 지마켓이 이마트가 아닌 신설 합작법인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연결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이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결정한 배경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생태계 구축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더불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와 바로 연결해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정형권 대표는 "시장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으며 선두권 기업의 지위가 공고한 상황"이라며 "시장 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선도 기업으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JV 설립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G마켓, 이커머스 핵심 경쟁력 기반 재구축

이번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해 G마켓은 세 가지 측면에서 이커머스 핵심 경쟁력 기반을 재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G마켓 셀러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 마련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의 협력에 의한  IT 기술 업그레이드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이 그것이다.

특히 G마켓의 60여만 셀러의 활동 반경이 글로벌로 넓어진다. 알리바바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G마켓 셀러도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은 알리바바닷컴, 알리익스프레스, 라자다, 트렌디욜, 다라즈, 미라비아 등 6개 플랫폼을 운영 중인데 50개 국가를 중심으로 전세계 200여개 지역에 판로를 구축하고 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 © 연합뉴스

알리바바 입장에서도 이번 법인 설립의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알리바바의 경쟁력 있는 상품이 지마켓을 통해 판매됨으로써 한국시장 연착륙이 더욱 용이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알리바바는 신세계의 구독 멤버십에 등록된 소비자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지마켓이 보유한 기업 리소스를 통해 K문화를 기반으로 글로벌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 합작 법인 설립으로 국내 이커머스 판도에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신세계의 국내 영업망과 알리바바의 자금력 및 글로벌 네트워크가 더해지면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체계를 흔들 수 있는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양사는 합작 법인 설립 이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11월 알리익스프레스 사용자 수는 968만 명, 지마켓은 562만 명으로 양사를 단순 합산하면 사용자 수만 1500만 명을 넘겨 쿠팡(3219만 명)에 이은 2위가 된다. 중국 직구액은 3분기 기준 2022년 550억원에서 올해 1조16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또한 알리는 올 초 2억 달러를 투자해 한국에 물류센터를 짓고 투자를 확대한다고 밝히며, 대구모 투자를 예고했다. 

알리익스프레스 수익성엔 의문부호..."시너지 불확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알리익스프레스가 그동안 가품 논란, '메이드 인 코리아' 중소 제조사 위기론 등을 부른 만큼 부작용이 있을 가능성도 내다본다.

지마켓 오픈마켓에 입점한 상당수 셀러가 중국에서 물건을 떼어 국내 시장에 파는 만큼 한중 플랫폼을 합치면 이들 셀러에게 피해가 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는 그동안 국내시장에서 가품, 유해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며 "JV에서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해소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의 수익성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알리익스프레스는 저렴한 상품 가격을 강점으로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한 업체이고 1등 업체 대비 거래액(GMV) 규모가 현저히 작기 때문에 수익성이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JV 설립으로 당장 이마트 지배주주순이익이 증가한다고 추산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리익스프레스의 고성장과 지마켓의 외형 축소를 고려할 때 내년에도 합산 점유율은 유사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오픈마켓 형태인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명확한 시너지 전략을 떠올리기가 어렵다”고 했다.

한편, 현재 G마켓의 기업가치 산정 평가가 진행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알리익스프레스의 출자 규모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G마켓의 기업가치를 약 3조원 정도로 추산한다.

양사의 JV 설립 이후 기업공개(IPO)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향후 명확한 IPO 추진 일정은 아직 없고 일단은 JV 설립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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