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구급대 자료사진 / 뉴스1
스스로 팔을 절단하고 거액의 보험금을 챙기려 한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가 보험사기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2월 21일 충남 아산시의 한 마트 정육점에서 스스로 왼팔을 절단한 뒤 이듬해 보험금 1억8000여만 원을 수령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여러 보험사에서 총 5억7000만 원의 보험금을 타내려 했으나 사기 의심을 받은 보험사들의 거절로 미수에 그친 사실도 드러났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절단 작업 중 우족이 톱날에 끼어 움직이지 않자 양손으로 우족을 잡아 흔들다 사고가 났다"며 고의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진술, 보험 가입 시기, 경제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혐의를 인정했다.
법원은 A씨가 사고 직전인 2020년 11월 12일부터 12월 2일 사이 7개의 보험에 가입한 점에 주목했다. 특히 사고 발생 시점이 보험 가입 후 불과 19일 뒤였던 점과 그가 당시 1억 원의 채무로 생활고를 겪으면서도 월 25만 원이 넘는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한 점이 의심스러웠다고 판단했다. A씨가 청구할 수 있었던 보험금 총액은 7억5000만 원에 달했다.
법원은 또 A씨가 수년간 정육 가공 업무를 해왔음에도 사고 직후 비상식적인 대처 방식을 보인 점을 지적했다. 마트 정육팀장은 "사고 전 기계가 고장 났다거나 교체가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으며, A씨가 사고 경위에 대해 일관성 없는 진술을 한 점도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박현진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20대 나이에 왼팔을 절단당하는 고통과 후유 장애를 감수하면서까지 범행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당장의 작은 이익을 위해 장기적인 미래 이익을 지나치게 할인하는 판단력 부족이나 자기통제 결여는 형사 법정에서 흔히 보이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보험사기 범행은 보험금 누수로 보험회사의 경영에 악영향을 끼치며, 이는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선량한 다수의 계약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며 "보험의 사회적 기능을 저해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A씨에게 실형을 선고했고, A씨는 곧바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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