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암호화폐 기업가 권도형 씨가 테라USD와 루나 토큰 폭락 사태와 관련해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미국과 한국은 지난 몇 달 동안 권 씨의 범죄인 인도를 요구해왔다. 양국은 권 씨의 사기 행각으로 인해 테라·루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가 파산, 투자자들에게 약 400억달러(59조원)에 달하는 손해를 끼치고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을 흔들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몬테네그로는 미국이나 한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법정에서 다투게 됐다.
18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법원 판결이 내려지고 번복된 끝에 결국 마침표를 찍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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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 법무부는 성명을 통해 "보얀 보조비치 법무부 장관이 피고인 권도형의 미국 범죄인 인도를 승인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어 "법에 규정된 대부분의 기준이 미국 관할 당국의 인도 요청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권 씨가 한국과 미국으로 인도되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미국 규제 당국은 권 씨와 그의 회사 테라폼랩스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증권 사기를 조직한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었던 게리 겐슬러는 "우리는 테라폼과 권도형이 암호화폐증권, 특히 루나와 테라USD에 대해 요구되는 완전하고 공정하며 진실한 공시를 대중에게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국은 권 씨가 토큰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주장하며 투자자들에게 테라USD의 안정성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에도 불구하고 테라USD와 루나는 2022년 5월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에 빠지며 폭락했다.
이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주요 암호화폐의 매도세로 이어지기도 했다.
2022년 9월, 인터폴은 권 씨에 대해 '적색 수배'를 내렸다. 권 씨는 사업이 망하기 전 싱가포르에 있다가 세르비아로 도피했으나, 결국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권 씨는 2023년 3월 몬테네그로의 수도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2023년 6월, 그는 몬테네그로에서 공문서 위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테라폼랩스의 전 재무 책임자인 한창준 씨는 사기 혐의로 몬테네그로에서 4개월간 복역한 후 지난 2월 한국으로 송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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