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간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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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 2024-12-28 08:00:01 신고

하퍼스 바자 한국, 첫인상이 어땠나?
일라리아 레스타(이하 레스타) 이전에도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지만, 오데마 피게와 동행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한국은 활기찬 에너지와 창의적 아이디어로 가득한 곳이다. 언제나 신선한 기운을 가득 안고 떠날 수 있는 도시. 젊은 고객층이 많고 성별에 구애받지 않아 더더욱 그런 것 같다.
하퍼스 바자 타국에 비해 한국 시장에 젊은 고객층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레스타 전통과 혁신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오데마 피게는 현지 문화 흐름을 잘 이해하는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하퍼스 바자 청담동에 새로 오픈한 ‘AP 하우스’. 정확히 어떤 곳인가?
레스타 AP 하우스는 오데마 피게의 고객이 가족이나 친구처럼 편안하게 초대받는, 진정 ‘집’과 같은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시계 이야기뿐만 아니라 우리의 다양한 열정과 관심사를 나눌 수 있다. 오데마 피게가 중요하게 여기는 음악, 미술 등 예술 분야가 그 예다. 우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뒤덮인 기계식 시계와 예술이 조화를 이뤄 창조해내는 미학에 큰 가치를 둔다. AP 하우스 서울은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서 벌써 많은 인연과 관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놀랍고 감동적이다.
하퍼스 바자 부임 첫해, 아시안 마켓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인 AP 하우스 서울 개장을 진행했다. 최근 밀라노, 마카오, 멕시코시티에도 새로운 AP 하우스를 오픈했는데, 이러한 확장 전략의 핵심은 무엇인가?
레스타 고객이 어느 도시에 있든 AP 하우스에 방문했을 때 마치 집에 온 듯 안락함을 느끼는 것. 전 세계 AP 하우스는 현지 문화와 취향을 반영해 서로 다른 개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오데마 피게의 뿌리와 DNA, 열정은 공유한다. 각각이 독특한 매력을 가지면서도 어딘가 친근하고 익숙한 인상을 자아내는 게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다양성 덕에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우리 고객이 다양한 도시의 AP 하우스에서 각기 다른 추억을 쌓고 있다.
하퍼스 바자 각 AP 하우스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레스타 현지 취향을 담는 데 집중한다. 전 세계 AP 하우스에 있는 가구와 예술작품은 절대 겹치지 않는다. 현지 갤러리와 협업해 모든 공간을 독창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하퍼스 바자 AP 하우스 서울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레스타 감사하게도 매우 긍정적이다. 공식 개점에 앞서 이미 몇 달 전에 임시로 오픈했었는데, 광고 없이도 많은 고객이 찾아줬다. 현재 전 세계 곳곳의 고객이 AP 하우스 서울에 직접 방문해보고 싶다고 요청할 정도로 입소문이 났다.
하퍼스 바자 AP 하우스 서울은 단순한 부티크 이상의 공간이라고 했다.
레스타 초청 셰프의 다이닝, 특별한 기념일을 위한 라운지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방문객이 진심으로 환영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위해 자사 모델뿐만 아니라 워치메이킹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나누고 예술과 음악을 접할 기회를 선사하고자 한다. 요즘 워치 마니아들의 커뮤니티가 점차 확장하고 있으니 AP 하우스가 그 대화의 장이 되면 좋겠다. 또 신제품 외에 과거 유산적 작품도 선보이며 오데마 피게의 역사와 업적을 공유할 예정이다.
하퍼스 바자 이곳에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인가?
레스타 4층. 스위스 숲을 연상케 하는 바위와 나무가 있는 테라스는 마치 작은 천국과 같은 느낌을 준다. 또 아늑한 라운지는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기 좋다. 음악, 예술, 미식이 조화를 이루며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탁 트인 창 너머로 보이는 남산타워도 서울의 매력을 더해준다.
하퍼스 바자 생활용품 기업 P&G, 영양·건강·뷰티 기업 DSM-피르메니히에 이어 워치메이커 오데마 피게. 경력이 인상적이다. 시계 제조사 CEO로 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레스타 시계는 언제나 내게 매력적인 존재였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기념으로 시계를 구입해 수집해왔을 정도. 특히 스위스에 살면서 일하기에 가장 좋은 분야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오데마 피게 CEO가 되기 위해 겪은 이전의 경험에 감사한다. 국제적 기업 P&G에서 운영을 배웠고, 피르메니히에서 스위스 가문 기업의 경영 방식을 익혔다. 경력에서는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사회에 발을 들인 지 27년이 지난 지금이야말로 오데마 피게와 같은 브랜드에서 내 경험을 발휘할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한다.
하퍼스 바자 이전 자리에서 제품 개발과 디지털 전략을 영민하게 조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산과 전통에 뿌리를 둔, 다른 산업과 달리 생산량이 제한적인 이 분야에서 이러한 전문성을 어떻게 적용할 계획인가?
레스타 제품 개발의 핵심은 혁신이다. 오데마 피게는 단순히 기존 모델을 답습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소재, 무브먼트, 마감 기술에서 지속적으로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디지털 전략에서는 AI와 데이터 분석을 중요한 도구로 활용할 것이다. 이를 통해 공급망 관리, 제품 개발, 고객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데이터 기반의 결정을 내리고, 고객의 향후 니즈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하퍼스 바자 오데마 피게는 지난해 23억 스위스 프랑 매출을 기록하며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수요 증가와 피스 희소성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터, 어떤 전략을 취할 예정인가?
레스타 장인정신, 즉 인간의 손길이 섬세한 디테일과 혁신을 완성한다. 이 집념을 유지하면서 성장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 목표다. 수치에만 초점을 맞추고 싶지 않다.

하퍼스 바자 디테일과 혁신, 당신의 운영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집중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레스타 협업과 상호 존중, 신뢰…. 이 키워드를 아우르는 가족적 포용력을 실천하고자 한다. 사실 이는 오데마 피게의 경영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목표 기준을 높게 설정, 겸손한 자세로 배우고 끊임없이 더 나은 방향을 미래지향적으로 추구하는 것. 외부의 다양한 자극에 영감받아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다. 고립된 채 발전하지 않거나 스스로를 밀어붙이지 않으면 발전은 없다.
하퍼스 바자 새로운 시계가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최소 3년이 걸린다고 한다. 당신의 손길이 완전히 닿은 첫 시계는 2026년에나 나온다는 의미다.
레스타 놀랍게도 내 첫 작품은 바로 2025년 말에 공개될 예정이다!(웃음) 오데마 피게에 합류한 이후 재능 있는 워치 장인과 대화하며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하퍼스 바자 신제품에 대해 힌트를 줄 수 있겠나?
레스타 과거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획기적인 기계적 혁신을 담은 피스다. 워치메이킹에서의 혁신이라 하면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나 디자인 외에도 전통 시계 장식 기법이 있지 않겠는가. 잊혀져 가는 오래된 제조 방식을 되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오데마 피게 R&D 팀이 새로운 소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 시도들이 내 첫 작품에 담길 예정이다.
하퍼스 바자 당신의 첫 오데마 피게 워치는 무엇인가?
레스타 투르비용을 탑재한 울트라씬 RD3 모델. 내가 가장 사랑하는 컴플리케이션과 퍼플 컬러 다이얼이 특징이다.
하퍼스 바자 안 그래도 물어보고 싶었다. 오늘 의상부터 반지 원석까지 퍼플 컬러로 휘감았다.(웃음)
레스타 하하, 그렇다. 퍼플은 내게 행운을 갖다주는 색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표현력이 강한 사람이라 레드처럼 강렬한 색도 좋아하지만, 퍼플이 특히 내게 의미가 깊다. 오늘 착용한 반지는 오래된 빈티지 피스다. 평소 빈티지 주얼리를 좋아하는 편이다.
하퍼스 바자 워치부터 주얼리까지, 개인 컬렉션을 구성할 때 중요하게 염두에 두는 점은 무엇인가?
레스타 무엇을 구매할 때 단순히 그게 유행이라거나 가치가 높아서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과 감정을 연결하려 한다. 그 아이템이 내 삶의 방식이나 성격과 맞는지, 정말 나에게 의미가 있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삶과 연결되는 느낌이 있으면 좋다.
하퍼스 바자 오데마 피게의 아이콘을 정의한다면 무엇인가?
레스타 가장 중요한 아이콘 중 하나는 퍼페추얼 캘린더다. 실제로 과거 오데마 피게가 ‘쿼츠 파동’을 넘어서게 된 중요한 컴플리케이션이라고 들었다. 특히 요즘 문페이즈 모델에 특히 눈길이 가는데, 나사(NASA) 사진을 기반으로 제작해 매우 사실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또 다른 아이콘으로 오데마 피게의 기술력과 예술적 철학이 결합한 미닛 리피터 컴플리케이션을 꼽겠다. 오데마 피게는 미닛 리피터의 음질을 향상시키는 메커니즘 ‘슈퍼소네리’를 개발했는데, 그 덕에 현재 모델은 과거 아카이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하고 선명한 소리를 제공한다.
하퍼스 바자 앞에 놓인 패키지는 무엇인가?
레스타 오데마 피게와 팝 아티스트 카우스가 협업한 최신 제품! AP 하우스 서울 개점과 함께 공개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카우스의 대표 캐릭터인 ‘컴패니언’을 형상화한 디자인이 독특하다. 이 시계는 티타늄 소재이며, 선 버스트·샌드 블라스트·새틴 브러시 등 기법을 통해 마치 태양의 빛이 퍼지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자아낸다.
하퍼스 바자 뒷면도 볼 수 있을까?
레스타 백케이스에도 카우스의 시그너처와 함께 동일한 모티프가 새겨져 있다. 전반적으로 이 시계는 아티스트로서의 카우스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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