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헌 회장은 다른 대기업 총수와 달리 막강한 비서 조직을 갖고 있지 않았다. 여비서 한 명이 고작일 정도였다. 다른 남자 비서도 가끔 뒀지만 이내 계열사로 보내곤 했다. 속칭 '가방모찌'라고 하는 수행비서도 없었다. 비서실을 통한 기업경영을 하지 않은 것이다.
해외출장도 거의 혼자 다녔다. 공항에서 왼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성큼 성큼 빠른 걸음으로 걸어 나오는 모습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왕자헌 회장은 운동으로 골프와 스키, 테니스를 즐겼다. 하지만 그는 골프를 더 즐기는 편이었다. 그는 골프하기 가장 적합한 체격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장타로 소문나 있었다. 자살하기 직전까지 거의 자신이 개인적으로 편하게 지내는 강구명 회장이 주선해 주는 골프를 많이 치러 다녔다. 친분의 폭이 그만큼 없었다는 지적이다.
그와 골프를 쳤던 한 인사의 설명이다.
“왕자헌 회장은 이스트벨리 골프장 등을 주로 다녔다. 골프를 칠 때 1,000원짜리 내기를 즐겼다. 그린에서 퍼팅을 할 때는 상대편에게 절대로 ‘OK’를 주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게임을 하자는 취지였다. 골프장에서 사업 얘기는 잘 하지 않았다. 북한에서 협상하던 뒷이야기와 외국인과 대화 중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를 소재로 삼았다. 골프가 끝나면 포도주를 주로 마셨다. 가끔 위스키도 했다.”
[다큐소설 왕자의난5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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