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 가결...앞으로 국정은?

'사상 최초'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 가결...앞으로 국정은?

BBC News 코리아 2024-12-27 17:33:26 신고

3줄요약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총리에 대한 탄핵안 가결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재적의원 300명 중 192명의 의원이 참여해 찬성 192표로 가결됐다.

이로써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 대행의 직무가 정지됐다.

한 대행은 "관련법에 따라 직무를 정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여당은 논란이 됐던 의결 정족수 기준을 문제 삼으며 투표의 "원천 무효"를 주장해 당분간 진통이 예상된다.

'과반수 적용' 정족수 논란 어떻게 되나?

표결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논란이 됐던 의결 정족수에 대해 이 법안의 명칭은 "국무총리 한덕수 탄핵안"이라며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선언했다.

표결 전부터 이 의결정족수에 대해 여당은 대통령 탄핵소추 기준(3분의 2 이상 찬성)을 적용해야 한다며, 야당은 국무의원 탄핵소추 기준(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적용해야 한다며 대립했다.

우 의장은 "헌법은 대통령에 대해서만 가중 의결 정족수를 규정하고 있다"며 "이 안의 탄핵소추 대상자는 헌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을 대신하여 행사하는 국무총리"라며 과반수 적용 이유를 밝혔다.

이어 "헌법학회와 국회입법조사처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의결 정족수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석 앞에 몰려들어 야당 의원들이 표결하는 동안 '원천무효', '의장 사퇴', '직권남용'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야당 의원들은 '내란 동조'라며 맞섰다.

반발하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개표가 시작되자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권 원내대표는 곧이어 국회 본청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이번 표결이 "(의결 정족수) 3분의 2에 미치지 못했으므로 원천무효이고 투표 불성립이 되었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께서는 탄핵소추안 표결 자체가 원천무효이기 때문에 권한대행직을 그대로 유지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대행은 표결 직후 낸 보도자료를 통해 "더 이상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보태지 않기 위하여 관련법에 따라 직무를 정지하고 헌법재판소의 신속하고 현명한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는 누구?

한 권한대행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은 최상목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맡게 됐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오랜 기간 경제관료로 재직한 최 부총리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3년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정책보좌관을, 박근혜 정부 때이던 2016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엔 공직에서 퇴임했다.

퇴임 후엔 일동홀딩스, 신한금융투자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그러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때 초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발탁됐고, 지난해 12월 전임 추경호 부총리의 뒤를 이어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로 임명됐다.

기획재정부는 행정각부 서열 1순위이기 때문에 국무총리의 궐위 및 유고 시에 국무총리의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그 다음 대행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장관 순으로 맡게 된다.

1인 3역 가능할까?

정부 안팎에서는 기존 경제분야에 더해 외교·국방·안보 분야까지 최 부총리가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 부총리는 우선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를 대부분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군통수권, 외교권, 조약 체결 및 비준권, 사면·감형·복권에 대한 권리, 법률안 재의 요구권과 공포권, 공무원 임면권, 헌법기관 구성권 등 대통령 권한 전반을 승계한다.

한편 경제부총리는 국무총리의 명을 받아 경제 분야 중앙행정기관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 각 부처 및 공공기관의 예산 편성도 경제부총리의 권한이며, 각부 장관들과 금융위원장, 국무조정실장,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여하는 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주재하는 역할도 맡는다.

특히 최 부총리는 계엄 직후부터 환율 상승 등 긴급한 경제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일명 F4회의)를 연일 개최해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맡게 되면 최 부총리의 업무가 과중돼 사실상 업무 마비상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 부총리가 맡고 있던 경제 사령탑으로서의 기재부 업무는 김범석 1차관과 김윤상 2차관 등이 일정 부분 나눠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 한때 148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390선대까지 떨어진 후 2400원대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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