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5대 금융지주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고금리를 이어가 이자장사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연달아 터진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고경영자에 대한 책임론까지 불거지면서 금융권은 연말 인사를 통해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살길을 도모하고 있다.
5대 금융, 실적 성장세 이어져
올해 금융권의 실적은 고르게 성장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6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22년 기록한 최고 실적을 넘어선 수준이다.
5대 금융그룹의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6조5805억원으로 지난해 15조6559억원 대비 5.9%, 9246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2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5조8261억원 대비 4.76%, 7544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먼저, KB금융은 3분기 누적 순이익 4조3953억원을 기록하며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KB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순익은 전년 동기 4조3765억원 대비 0.4%, 188억원 증가했고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6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689억원 대비 17.9%, 2451억원 급증했다.
신한금융은 3분기 누적 순이익 3조9856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8183억원 대비 4.4%, 1673억원 증가했으며, 3분기 순이익은 전년 1조1921억원 대비 3.9%, 465억원 증가한 1조2386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는 3조225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2조9779억원 대비 8.3% 증가했으며,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9570억원 대비 증가한 1조1566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6591억원으로 전년 2조4382억원 대비 9.1% 증가했으며, 3분기 누적 순이익도 9036억원으로 전년 8990억원 대비 0.6% 증가했다.
NH농협금융도 전년 2조450억원 대비 13.2%, 2701억원 증가한 누적 순이익 2조3151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3분기에는 561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은행권도 호실적을 기록했는데, 대출 규모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가 영향을 끼쳤다. 5대 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37조6161억원으로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 11조5262억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3조8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고, 하나금융은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1조805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도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이 53.1% 증가해 5대 금융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은행권이 호실적을 기록하며 금융지주들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문제는 은행권을 둘러싼 대형 금융사고가 줄줄이 터져나왔다는 것이다. 올해 국내 시중은행에서는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지적이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 터져나왔다.
먼저,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가 적발되면서 논란이 됐다.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계열사들은 손 전 회장 친인척에게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460억원대 부당 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우리금융캐피탈도 지난 2022년 손 전 회장의 장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에 7억원 규모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부당하게 내줬다가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또 올해 6월에는 우리은행 경남 김해금융센터에서 대리급 직원이 대출 서류를 조작해 약 100억원을 횡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 9월에는 약 55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으며, 대출 과정에서 허위서류를 제출한 사실을 걸러내지 못해 문제가 됐다.
농협은행에서도 지난 3월 100억원대 배임 사건이 발생했고, 2월에는 109억원의 불법 대출 하고, 5월에는 51억원의 공문서 위조 대출과 10억원의 초과 대출, 8월에는 117억원의 부당대출 적발, 10월에는 140억원 규모의 제3자에 의한 부동산담보대출 사고와 신입 행원의 횡령 사고 등 올해 여섯 차례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금액만 약 430억원 규모에 달한다.
KB국민은행에서도 올해 총 147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대규모 금융사고가 연일 터지면서 금융지주를 비롯한 은행들은 지난 10월 금융사고 책임자를 담은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조기 제출했고, 책무구조모 이행 등 책무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전담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책무구조도를 통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금융사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이다.
변동성 확대에 불안한 금융권
하반기 금융권에는 국내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악재가 겹쳤다. 지난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4대 금융지주 시가총액이 3거래일 만에 11조원 이상 증발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커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연일 하락했다.
또 12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하며 1500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국내 정치적 불안과 경기 약화로 원화 값이 곤두박질 치고, 달러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내년도 비상 경영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내년에도 금융권의 변동성과 경기 악화를 전망하고 경영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으며, 대대적인 임원인사를 통한 조직 쇄신을 단행하고 있다.
이에 5대 금융지주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KB금융은 임기가 만료된 CEO 6명 중 4명을 교체했고, 신한과 우리도 강도 높은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은행 중 4곳이 은행장을 교체하고 나섰다. 최근 내년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수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5대 은행 중 KB·하나·우리·NH농협 등의 4대 은행이 차기 은행장에 새 인물을 선임했다. 5대 은행 중에서는 정상혁 신한은행장만 유임됐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를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선정했다. 이 대표는 강남교보사거리·스타타워 지점장을 거친 후 영업기획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부행장,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등을 역임했다.하나은행은 이호성 현 하나카드 사장을 선임했다. 1981년생인 이 후보는 하나은행 무역센터·삼성센터 지점장, 강남서초 영업본부장, 중앙 영업그룹장, 영남 영업그룹장, 영업그룹장 등을 거친 영업통으로 평가된다.
NH농협은행도 지난 2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NH농협은행장에 강태영 NH농협캐피탈 지원총괄 부사장을 추천했다.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은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2012년부터 농협은행에서 서울강북사업부 사업부장, 인사팀장, 전략기획단 단장 등을 거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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