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임기범의 AI 혁신 스토리…AI 디지털 교과서 시대

[K-VIBE] 임기범의 AI 혁신 스토리…AI 디지털 교과서 시대

연합뉴스 2024-12-27 15:43:45 신고

3줄요약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 영문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임기범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 임기범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

본인 제공

2024년, 우리나라의 사교육비가 27조 원을 넘어섰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교육의 격차다. 월 소득 800만원 이상 가정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67.1만원으로 300만원 이하 가정의 18.3만원과 비교해 3.7배나 차이가 났다.

지역별로도 서울은 월 62.8만원, 읍면지역은 28.9만원을 지출하는 등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는 AI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교과서'(AI Digital Textbook, AIDT)라는 새로운 혁신을 마주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현장 교원과 함께하는 AIDT 효과적 활용 방안 모색 이주호 부총리, 현장 교원과 함께하는 AIDT 효과적 활용 방안 모색

(세종=연합뉴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현장 교원들과 함께 AI 디지털교과서(AIDT)의 현장 안착 및 효과적 활용 방안 모색을 위한 '함께 차담회'를 열고 있다. 2024.12.5 [교육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coop@yna.co.kr (끝)

2025년, 우리나라 교육계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정보 과목에서 AIDT를 도입 예정이다. AIDT는 단순한 디지털화된 교과서가 아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고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교육 도구다.

AIDT의 혁신성은 그 기능에서 잘 드러난다.

영어 학습에서는 음성 분석 기술을 활용해 학생의 발음과 억양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피드백을 제공한다. 수학에서는 학생의 문제 해결 패턴을 분석해 개별적인 보충학습을 제시할 수 있다. 마치 각 학생에게 개인 교사가 붙어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적 도구의 도입을 앞두고 교육계는 몇 가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예산이다. 당초 1천700억원으로 계획한 구축 비용이 최대 6조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학교별 무선 인터넷 인프라 구축에도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단순한 예산 증액의 문제를 넘어 AIDT 도입의 속도와 범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과제다.

AIDT 소개 이미지 AIDT 소개 이미지

교육부 유튜브 채널(교육TV) 캡처

또 다른 중요한 과제는 AIDT의 법적 지위 문제다. 최근 국회에서 AIDT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 자료'로 규정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그 활용 범위와 방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교과서냐 교육자료냐 하는 것은 단순한 명칭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 자료로 지위가 격하될 경우 AIDT의 활용이 학교장의 재량에 맡겨지게 되며, 학교별 교육 격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재의요구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으며, AIDT를 활용하고자 하는 학교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검정을 통과해 2025년 적용을 앞둔 AIDT의 준비가 진행된 만큼 학교 현장과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교육 현장의 목소리도 엇갈린다.

성남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습 격차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현했지만, 서울교사노동조합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4%가 디지털 교과서의 전면 도입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현장의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이 다소 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그런데도 AIDT가 가져올 교육혁신의 가치는 분명하다. 에스토니아의 사례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디지털 교육을 선도적으로 도입한 에스토니아는 독립 후 3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OECD 국제학업성취도(PISA) 평가에서 유럽 최상위권의 성적을 거두는 교육 혁신을 이뤄냈다.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시연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시연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AI 디지털 교과서 영어 최종 합격본의 시연 행사에서 관계자가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의 주요 기능을 토대로 참여형 수업 및 학생 맞춤교육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24.12.2 scoop@yna.co.kr (끝)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선결돼야 한다.

첫째, 현실적인 예산 확보 계획과 함께 효율적인 집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AIDT의 법적 지위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모든 희망 학교가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교사를 위한 체계적인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넷째, 학교별 네트워크 인프라 격차를 해소하고 모든 학교가 AIDT를 원활히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전북교육청의 사례는 이러한 준비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미 초등학교 3학년 이상 모든 학생에게 스마트기기를 제공하고 전자칠판과 무선망을 구축하는 등 인프라를 착실히 준비해왔다.

이처럼 중앙정부와 지방교육청, 학교 현장이 유기적으로 협력한다면 현재의 어려움들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 AIDT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비록 현재는 법적 지위와 예산 문제 등 여러 과제에 직면해 있지만,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교육부가 약속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AIDT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다면 세계적인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AIDT가 우리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교육 격차 해소의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득 수준이나 거주 지역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이 양질의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국가의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며 AIDT는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임기범 인공지능 전문가

▲ 현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 ▲ 신한금융그룹 디지털사업팀장. ▲ 신한금융그룹 ICT 전략팀장. ▲ 신한 DS 디지털 전략연구소장 역임.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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