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러닝화요?"… 소비자 등 돌린 이유 들어보니

"나이키 러닝화요?"… 소비자 등 돌린 이유 들어보니

머니S 2024-12-27 14:51: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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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러닝화 수요가 늘었지만 나이키는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의 한 백화점 스포츠 매장에서 시민들이 운동화를 고르고 있다. /사진=홍승주 기자 러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러닝화 수요가 늘었지만 나이키는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의 한 백화점 스포츠 매장에서 시민들이 운동화를 고르고 있다. /사진=홍승주 기자
러닝의 인기 속에 러닝화 수요가 증가했지만 '국민 브랜드'로 통하는 나이키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오던 매출이 감소하는 등 나이키코리아가 최근 들어 부진한 모습이다. 러닝화 시장이 커진 상황에서 트렌드를 주도하지 못해 다른 브랜드에 자리를 내줬다는 평가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머니S가 찾은 서울 시내 주요 스포츠 용품 매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브랜드의 신발을 판매하는 한 매장 직원은 "러닝을 많이 하는 분들은 나이키 제품을 잘 신지 않는다"면서 나이키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로 "발 볼이 좁고 쿠션감이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손님들이 나이키 대신 뉴발란스나 아식스 러닝화를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이키코리아의 지난 회계연도(2023년 6월1일~2024년 5월31일) 매출은 2조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조100억원) 대비 감소했다. 나이키가 주춤하는 사이 다른 브랜드의 매출은 성장했다. 대표적으로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보인 뉴발란스는 올해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업계에서는 나이키의 글로벌 실적 하락 원인으로 ▲스포츠 대중화에 따른 소비자 트렌드 대응 부족 ▲신흥시장인 중국에서의 소비 위축 ▲기술 중심 R&D로 인한 디자인 경쟁력 저하 등을 꼽는다. 매출 부진을 상쇄하기 위해 다양한 아티스트와 컬래버하며 리셀시장의 강자가 됐지만 정작 본업인 기술력에서 일반 대중의 트렌드와 니즈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 니즈 반영 못한 디자인, 실적 하락 자초

기능성과 편함을 강조한 다른 브랜드에 비해 나이키 러닝화는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신촌의 한 러닝화 매장에 호카, 온러닝, 브룩스 등이 진열된 모습. /사진=홍승주 기자 기능성과 편함을 강조한 다른 브랜드에 비해 나이키 러닝화는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신촌의 한 러닝화 매장에 호카, 온러닝, 브룩스 등이 진열된 모습. /사진=홍승주 기자
업계는 나이키가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로 더딘 연구개발, 협소한 유통망 등을 꼽는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뉴발란스와 아식스는 나이키와 달리 러닝화 기능성 연구를 치열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비자에게 노출이 잘 돼야 하는데 나이키의 자사몰 운영 전략은 트렌드와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 쇼핑을 하는 소비자도 나이키 개별 홈페이지 방문을 불편해한다"고 덧붙였다.

러닝을 취미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는 황모씨(40대·여)는 "나이키 러닝화는 뉴발란스에 비해 발 볼이 좁고 착용감이 불편해 신지 않는다"며 "쿠셔닝과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닝 시작 전에는 유명 브랜드 중심으로 신발을 골랐기 때문에 나이키도 신었다"면서 "러닝을 본격적으로 하면서는 기능성과 브랜드별 전문성, 특화된 장점을 고민한 끝에 나이키 대신 다른 브랜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10년 경력의 러너인 우모씨(30대·여)는 "(러닝)크루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브랜드는 뉴발란스와 호카"라면서 "나이키 러닝화는 착용감이 떨어져 크루들이 잘 신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닝을 처음 했을 땐 전문 지식이 없어 나이키를 골랐지만 크루 가입 이후 회원 간 정보를 크로스 체크해 러닝 속도와 발 건강을 감안, 다른 브랜드로 갈아탔다"고 덧붙였다.

현장서 만난 이들은 나이키는 디자인 측면에서 개선할 점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황씨는 "뉴발란스가 밝은 색상에 산뜻한 느낌의 디자인이라 주변에서 많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나이키 같은 대형 브랜드는 소비자의 개별적 디자인 욕구를 충족하기 어렵다"면서 "(이 같은 니즈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나이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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