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사실은 최근 머니S가 찾은 서울 시내 주요 스포츠 용품 매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브랜드의 신발을 판매하는 한 매장 직원은 "러닝을 많이 하는 분들은 나이키 제품을 잘 신지 않는다"면서 나이키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로 "발 볼이 좁고 쿠션감이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손님들이 나이키 대신 뉴발란스나 아식스 러닝화를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이키코리아의 지난 회계연도(2023년 6월1일~2024년 5월31일) 매출은 2조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조100억원) 대비 감소했다. 나이키가 주춤하는 사이 다른 브랜드의 매출은 성장했다. 대표적으로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보인 뉴발란스는 올해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업계에서는 나이키의 글로벌 실적 하락 원인으로 ▲스포츠 대중화에 따른 소비자 트렌드 대응 부족 ▲신흥시장인 중국에서의 소비 위축 ▲기술 중심 R&D로 인한 디자인 경쟁력 저하 등을 꼽는다. 매출 부진을 상쇄하기 위해 다양한 아티스트와 컬래버하며 리셀시장의 강자가 됐지만 정작 본업인 기술력에서 일반 대중의 트렌드와 니즈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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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니즈 반영 못한 디자인, 실적 하락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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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을 취미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는 황모씨(40대·여)는 "나이키 러닝화는 뉴발란스에 비해 발 볼이 좁고 착용감이 불편해 신지 않는다"며 "쿠셔닝과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닝 시작 전에는 유명 브랜드 중심으로 신발을 골랐기 때문에 나이키도 신었다"면서 "러닝을 본격적으로 하면서는 기능성과 브랜드별 전문성, 특화된 장점을 고민한 끝에 나이키 대신 다른 브랜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10년 경력의 러너인 우모씨(30대·여)는 "(러닝)크루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브랜드는 뉴발란스와 호카"라면서 "나이키 러닝화는 착용감이 떨어져 크루들이 잘 신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닝을 처음 했을 땐 전문 지식이 없어 나이키를 골랐지만 크루 가입 이후 회원 간 정보를 크로스 체크해 러닝 속도와 발 건강을 감안, 다른 브랜드로 갈아탔다"고 덧붙였다.
현장서 만난 이들은 나이키는 디자인 측면에서 개선할 점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황씨는 "뉴발란스가 밝은 색상에 산뜻한 느낌의 디자인이라 주변에서 많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나이키 같은 대형 브랜드는 소비자의 개별적 디자인 욕구를 충족하기 어렵다"면서 "(이 같은 니즈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나이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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