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5명 중 1명은 ‘우울증’ 경험…주요 증상과 치료 방법은?

소아·청소년 5명 중 1명은 ‘우울증’ 경험…주요 증상과 치료 방법은?

디지틀조선일보 2024-12-27 11:33:58 신고

  • 최근 소아·청소년 5명 중 1명은 성인이 되기 전 1번 이상의 우울 삽화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울 삽화는 기분 저하, 정신 및 행동 변화 등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는 일정한 기간을 뜻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6세~11세 아동의 우울증 진료 건수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92% 증가했으며, 12세~17세 청소년은 57% 증가하는 등 국내 소아우울증 발생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김재원 교수는 소아우울증은 방치하면 성인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우울증 증상이 나타날 때 단순한 감정 기복으로 넘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이미지 제공=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MAY 클리닉
    ▲ 이미지 제공=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MAY 클리닉

    소아우울증 원인의 60%는 학업 스트레스, 가족·또래 관계 등의 환경적 요인이며, 나머지 40%는 유전적 요인이다. 소아우울증은 성인우울증과 비슷하게 식욕 저하, 불면증, 집중력 저하 등을 동반한다. 특히 공부에 집중이 안 된다고 호소하거나, 이전에 즐기던 활동에 대한 흥미나 의욕이 사라지는 아이들이 많다. 우울한 상태를 자각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우울감 대신 짜증이나 예민함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성인과 달리 소아우울증은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 품행장애, 불안장애 등을 동반할 수 있어서 체계적인 진단이 중요하다.

    특히,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은 사춘기와 우울증 증상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구분하기 위해 아이의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사춘기 때 흔히 발생하는 감정 기복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우울증에 의한 감정 변화는 지속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며, 치료가 필요한 증상이다. 특히 우울증으로 진단하기 위해선 우울감이나 과민함이 2주 이상 지속되며, 우울증 경고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나타나야 한다. 가령 초등학생 때까지 공부를 잘하던 아이가 중학생 때부터 갑자기 학업에 부진하다면, 부모가 가장 먼저 걱정하는 문제는 ADHD인데, 실제로는 소아우울증에 동반된 집중력 저하일 가능성이 높다.


  • 이미지 제공=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MAY 클리닉
    ▲ 이미지 제공=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MAY 클리닉

    김 교수는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는 ‘DSM-5(미국정신의학회 평가기준)’과 ‘CDRS-R(소아·청소년 우울증 중증도 평가도구)’를 사용해 소아우울증을 진단하며, 우울증 이외의 정신과적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K-SADS’ 라는 면접 도구를 사용한다”며, “CDRS-R 평가 결과, 40점 미만의 경증이면 심리 치료를 우선 진행하고, 40점 이상(중등도 이상)이면 항우울제 치료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항우울제 치료에 반응하는 환자는 60% 정도다. 일반적으로 치료 시작 8~12주째에 반응을 평가하고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치료반응은 CDRS-R로 평가한 증상이 50% 이상 감소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며, 반응이 있으면 같은 용량으로 6개월 정도 치료를 지속하고, 치료 중단을 목표로 점차 용량을 줄여나간다. 만약 반응이 없다면 약제 종류를 바꾸고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김 교수는 항우울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부작용으로 자살 생각이 증가하는 것을 우려하는 이가 많지만, 연구에 따르면 장기 복용으로 인한 자살 생각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항우울제 치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 이미지 제공=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MAY 클리닉
    ▲ 이미지 제공=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MAY 클리닉

    소아·청소년은 감정을 표현하거나 조절하는 능력이 미숙한 경우가 많아서 ‘놀이치료’나 ‘정서 조절 훈련’을 병행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치료에 동참하는 보호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므로 ‘가족 치료’를 함께 실시하기도 한다.

    신체 질환이 있는 소아우울증 환아의 경우, 치료 과정을 견디기 위해선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돕기 위해,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이나 취미를 혼자서 계획·실천하도록 하는 ‘행동 활성화 치료’를 실시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소아우울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2가지 요소는 자살 예방과 부모의 도움과 지지라고 강조했다. 경미한 우울증으로도 자해나 자살 위험이 커지므로, 보호자가 아이를 잘 이해하도록 우울증에 대해 공부하고, 긴 치료 과정에서 지치지 않고 아이를 지지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소아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게임이나 휴대폰 대신 건전한 신체활동을 통해 휴식할 수 있는 시간·공간을 마련하는 등 마음과 몸이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기적인 선별 검사도 조기 발견과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소아우울증을 겪는 아이와 부모는 이 상황이 자신의 잘못에서 비롯되었다며 죄책감을 느끼곤 하지만,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병이므로 그 원인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현재와 미래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자책하지 말고 아이의 회복과 건강한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최신뉴스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