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도 아이폰 슈퍼사이클 기대감 등 반영
중국의 대미 보복관세 부과 시 타격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애플 주가가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아이폰 교체 수요 기대감 등에 힘입어 꾸준히 오르면서 미국 증시 사상 첫 '시가총액 4조달러'(약 5천900조원) 문턱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애플 주가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전장 대비 0.82달러(+0.32%) 오른 259.02달러로 마감,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는 5거래일 연속 상승이며 주간기준으로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에 따른 대표적 수혜주 테슬라(80.61%)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달 5일 대선 이후 애플 주가 상승률은 15.91%로 대형 기술주 그룹인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알파벳(구글 모회사·+15.23%)과 아마존(+13.80%) 등을 앞선다. 이 기간 대표적 AI 붐 수혜주 엔비디아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에 따라 애플 시총은 3조9천150억달러(약 5천780조원)를 기록해 이날 0.21% 하락한 2위 엔비디아(3조4천260억달러·약 5천56조원)와의 격차를 더 벌렸으며, 앞으로 2.17%만 더 오르면 시총 4조달러에 도달하게 된다.
그동안 애플은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이끌만한 눈에 띄는 호재는 없었고, 오히려 연초만 해도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보유 중인 애플물량의 25%를 팔아치우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은 이달 들어 오픈AI의 챗GPT 기능을 탑재한 기기를 출시하는 등 AI기능 접목을 본격화하고 있다. AI 기능 탑재 효과와 함께 2∼3년마다 찾아오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로 아이폰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다.
이날 애플 주가 상승에는 증권사 웨드부시의 목표가 상향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경제매체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애플 주가에 낙관적 견해를 보여온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를 300달러에서 325달러로 상향했다.
그는 "애플이 수년간 이어질 AI 주도의 아이폰 업그레이드 사이클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주가가 올해 약 34% 올랐지만)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용 AI는 애플 생태계를 통해 확산할 것"이라면서 "향후 몇 년 안에 세계 인구의 20% 이상이 결국 애플 기기로 AI와 상호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과거 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에 도달했을 때도 비관론자들은 기회를 놓친 바 있다면서 2025회계연도 기준 아이폰 판매량이 사상 최대인 2억4천만대에 이를 전망이며 향후 시총 5조달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팩트셋 집계를 보면 애널리스트 53명의 평균 목표가는 248달러이며, 300달러 이상을 제시한 것은 아이브스가 유일하다. 다만 '매수' 의견이 34명으로 '매도'(3명), '중립'(16명) 견해보다 많았다.
반면 투자은행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는 "1990년 이후 애플이 2% 이상씩 5주 연속 오른 경우는 7번"이라면서 그로부터 4주 뒤 주가가 평균 5.97%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애플 주식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미중 무역전쟁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대로 대중국 관세를 강화할 경우 애플이 중국 측 보복 관세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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