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어디까지 오르나···1,500원대 가능성도

원·달러 환율, 어디까지 오르나···1,500원대 가능성도

투데이코리아 2024-12-27 10:50: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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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1,470원을 돌파한 가운데, 1,500원대 상단까지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이후 혼란이 지속되는 정국 속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hawkish)’ 메시지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외리스크 증가 등의 영향이 더해져 강달러 현상이 짙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 거래일보다 2.7원 상승한 1,467.5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오전 9시 40분 기준 1,475.75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1,470원을 넘어선 것은 연중 최고치이자, 2009년 3월 16일(1,488.5원) 이후 15년 9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특히, 19일부터 5거래일 연속 장중 1,45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은 이달에만 70원이 넘게 올랐다.
 
이를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탄핵 정국의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 연준이 금리인하 속도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며 달러 가치가 급등한 것이라 보고 있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 금리조정은 더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9일 기준 108대로 올라섰다.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24일(현지시간) 기준 108.023을 기록했다.
 
박상현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달러화 지수가 19일 108.4에서 26일 기준 108.14로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만 상승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배경에는 국내 위험 요인이 강하게 작용했다”며 “애초 국회 의결로 탄핵 리스크가 조기 매듭지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 국가 신인도 및 외국인 자금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행정부와의 초기 협상력 약화, 하향 조정된 경제성장률 등이 원화 약세를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미국 예외주의, 트럼프 집권 2기 무역분쟁 심화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취임 직전 원·달러 환율의 시작점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내년 환율 경로가 달라질 것이며,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내년 1500원대 환율도 열어둘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탈출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통상 환율이 높아지는 경우 ‘환차손’으로 인해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까지 코스피에서 약 2조7000억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9월 이후 순매도 규모가 점차 축소되고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환율 상승에 따른 무조건적인 비관론 보다는 그에 맞는 투자 전략을 짜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강도가 높았던 상위 업종들이 대부분 마진에 대한 기대가 긍정적으로 유지되거나 상향 조정된 업종들”이라며 “원·달러 환율의 절대적인 레벨로 인한 비관론보다는 외국인 투자자를 비롯한 시장의 관심이 이동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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