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시신 해부하러 가요"… 사진 올린 의사 SNS에 일본 '발칵'

일본의 한 성형외과 의사가 해부용 시신을 모자이크 없이 게재하며 "신선한 시신 해부하러 갑니다"라고 적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도교 성형외과 의사 구로다 아이미가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사진=NHK 캡처

일본 한 성형외과 의사가 해부용 시신을 모자이크 없이 SNS에 게재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일본 NHK에 따르면 도쿄 성형외과 의사 구로다 아이미는 지난달 29일 괌에서 수료했던 해부학 교육 사진과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해당 영상 속 시신은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공개됐다. 그는 영상을 올리며 "신선한 시신 해부하러 갑니다! 두부(머리)가 많이 있어요"라는 글을 적었다. 구로다는 지난 2일에도 자신의 블로그에 동기들과 해부 실습장에서 시신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게재한 바 있다.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판이 심해지자 구로다는 지난 23일 영상과 사진을 모두 삭제하고 사과했다. 그는 "의사이자 한 사람으로서 윤리관이 결여된 게시글을 올려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진에 찍힌 시신은 모두 모자이크했다고 생각했는데 일부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신선한 해부용 시신으로 해부 실습을 할 기회가 매우 드물다"며 "이번 기회는 매우 귀중했고 이런 기회가 있다는 것을 더 많은 의사가 알았으면 해서 글을 올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윤리관이 결여된 글을 올린 것에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구로다의 사과에도 비난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구로다 때문에 의료계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며 "시신 기증 동의를 철회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 누리꾼은 "죽은 뒤 의사의 장난감이 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현지 의료계에서는 구로다를 해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다만 구로다가 근무하는 도쿄 성형외과 병원장 아소 도오루는 "일본 국민 대다수가 (구로다가) 미쳤다고 생각하는 걸 알지만 (글을 올린) 동기가 선하고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소 원장은 "죽은 자의 존엄성도 중요하지만 아직 살아있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도 중요하다"며 "그것이 부검 세미나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병원장의 해명에도 누리꾼들은 "불난 곳에 기름을 붓는 발언" "병원장도 윤리에 대해 다시 배워야 할 것"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