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전시현 기자] 인공지능(AI)과 암호화폐가 미국 기술주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2024년 미국 증시에서 가장 눈부신 성과를 거둔 5개 기술기업의 성장 이면에는 AI 혁신과 암호화폐 시장의 부활이라는 두 가지 거대한 물결이 자리잡고 있었다.
◆ 폭발적 성장의 주역들
CNBC 분석에 따르면, 시가총액 50억 달러 이상 기술기업 중 가장 뛰어난 실적을 기록한 기업은 앱러빈(AppLovin),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팔란티어(Palantir), 로빈후드(Robinhood), 엔비디아(Nvidia)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최소 180%에서 최대 758%까지 상승하며 나스닥 지수의 33%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 AI 혁신을 선도하는 거인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앱러빈의 눈부신 성장이다. 광고 기술 기업 앱러빈은 AI 기반 광고 플랫폼 'AXON 2.0'을 통해 기업 가치를 1년 만에 130억 달러에서 1100억 달러로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스타벅스와 인텔,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팔란티어는 AI 수요 급증에 힘입어 380%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알렉스 카프 CEO는 "AI 기술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폭발적 수요가 실적을 견인했다"며 내년 매출이 3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AI 붐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했다. 시가총액이 2조2000억 달러나 증가하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글로벌 톱3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차세대 AI 칩 '블랙웰' 출시로 4분기에도 고성장이 예상된다.
◆ 암호화폐 시장의 부활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와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 전망은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의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매수 전략으로 467%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으며, 44만4000 BTC를 보유해 시가총액을 800억 달러까지 끌어올렸다.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주가가 3배 이상 상승했다. 3분기 암호화폐 거래 매출이 전년 대비 165% 증가한 61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4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의 고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AI와 암호화폐 시장의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암호화폐 규제 체계 마련과 AI 기술의 광범위한 산업 적용이 이뤄질 경우, 제2의 성장 국면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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