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은 친구들과 함께 자리로 돌아와 맥주를 한 잔 마시는데 꽃잎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우리 테이블을 찾아왔다.
“저 잠깐 앉아도 될까요? 지수 언니가 서비스하라고 해서.”
“아! 네, 이리로 앉으세요.”
“좋은 음악이 나오는데 춤 한번 추실래요?”
춤이라면 마다할 정열이 아니다. 여자와 함께 플로어로 나가 품에 안았다. 가녀린 여자의 몸이 가슴에 착 안겨 들었다.
“학생이에요?”
“네, 이제 1학년입니다. 부산에서 온 촌놈이고요.”
“호호호, 씩씩하시네.”
“아까 입구에서 본 것 같은데…”
“눈썰미도 좋으셔. 호호호. 저는 여기에서 일하는 댄서예요. 혼자 오시면 친구가 되어드릴 수도 있어요. 제 이름은 제니. 기억해요. 내 이름.”
제니는 정열을 리드하며 플로어를 휘젓고 다녔다. 다른 사람들이 두 사람의 춤 솜씨에 탄성을 질렀다. 춤을 추던 사람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중앙에서 두 사람은 주인공이 되어 춤을 추었다.
테이블로 오던 지수는 손님들의 시선이 모여 있는 쪽으로 눈을 돌렸는데 정열과 댄서가 블루스를 추고 있었다. 지수는 처음으로 춤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블루스 곡이 끝나자 두 사람은 박수를 받으며 자리로 돌아왔다.
지수와 친구들은 두 사람을 환호하며 맞았다.
“너무 멋지다!”
“언제 또 춤을 배웠어? 한량이야.”
“제니 언니, 멋지던데! 최고야!”
며칠 후, 명동을 다시 찾은 정열은 포럼이라는 카페로 들어갔다.
전부 검은 색으로 인테리어를 한 굉장히 고급스러운 카페로 서울에서 잘나가는 20대들에게 유명한 장소였다. 고급스러운 테이블과 소파가 특징인 이곳은 정열이 명동을 올 때면 자주 들린다. 저쪽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여자애들이 손을 들어 정열을 반긴다.
“여기! 열아, 이쪽!”
“오늘 무슨 바람이 불어 날 찾은 거야?”
“봄바람이 불었지! 살랑살랑 내 가슴 속으로. 호호호”
“열이 오늘 옷차림이 심상치 않은데? 파티에 가는 거야?”
“춤추러 간다. 왜? 같이 갈래?”
“무조건 오케이지! 어디로?”
“무겐 나이트!”
“오! 좋지. 요즘 물 좋기로 소문 났잖아, 거기.”
지민은 미스 롯데 출신이고, 동선과 혜인은 광고 모델들로 서울 특급 날라리들이었다. 3명은 꽤 유명한 모델이었고 정열과는 부산에서 인연이 되어 가깝게 지냈다.
담배를 사러 잠깐 나갔다가 돌아오는데 테이블 중간쯤에 선글라스를 끼고 있던 여자가 정열을 부른다.
“정열 씨.”
“아니, 선배! 여긴 어쩐 일로?”
“그건 내가 물을 말이지? 학교에서 하도 말이 없길래 공붓벌레로 알았는데 의외네.”
“선배, 그건 내가 할 말이지. 조신한 선배가 여긴 웬일이요? 또 이 분위기는 뭐야? 이렇게 멋져도 되는 거야?”
“호호호, 말도 잘해. 일행이 있는 것 같은데 가봐. 학교에서 보고.”
“선배, 그러면 나중에 봐.”
학교에서 자주 마주치며 눈 인사만 나누었는데 묘한 매력이 있는 2학년 선배였다.
모델 그룹의 왕초인 지민과 서구적인 마스크의 동선, 청춘 가련형 혜인과 식당에서 소주를 한잔하고 날이 어둑어둑 해지자 무겐으로 향했다.
벨보이 아저씨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입구에서 조용필을 불렀다. 한걸음에 뛰어나온 조용필은 정열과 일행들을 보자 90도로 허리를 꺾어 인사를 한다.
“어서 오십시오. 형님! 잘 오셨습니다. 아가씨가 매일 저보고 형님 안 오셨는가 물어봐서요!”
“누구?”
[팩션소설'블러핑'71]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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