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꺼낸 말은 논리적이지만 핑계에 불과하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의 시티 그라운드에서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8라운드를 치른 토트넘홋스퍼가 노팅엄포레스트에 0-1로 패했다. 토트넘은 리그 11위(승점 23)에 머무른 반면 노팅엄은 3위(승점 34)로 순위가 한 계단 상승했다.
이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세 자리에 변화를 줬다. 제임스 매디슨, 이브 비수마, 페드로 포로 대신 브레넌 존슨, 로드리고 벤탕쿠르, 제드 스펜스를 선발로 기용했다. 셋 다 이유가 분명한 투입이었고, 적절한 로테이션은 빡빡한 박싱데이 일정을 나기 위해 필요했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이미 부하가 걸려있었다. 손흥민, 도미닉 솔랑케, 데얀 쿨루세프스키, 파페 마타르 사르, 데스티니 우도기 등은 리그와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경기를 계속 소화해 체력이 저하된 상태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나치게 높은 수비라인으로 공격 축구를 펼치는 것도 선수들이 쉽게 지치는 데 한몫했다.
결국 이번 경기에서도 위험을 제어하지 못하고 패배했다. 전반 29분 높게 올라선 풀백 스펜스가 공을 뺏기자 노팅엄 선수들에게 광활한 중원이 주어졌다. 모건 깁스화이트는 편안하게 공을 몰고 온 뒤 정확한 타이밍에 안토니 엘랑가에게 침투패스를 뿌렸고, 엘랑가는 감각적인 터치로 공을 골문 안에 넣었다. 토트넘은 이후 노팅엄 골문을 향해 공격을 전개했으나 경기가 진행될수록 에너지 레벨이 떨어지며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하기 힘겨워했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이 패배한 데 아쉬움을 드러냈다. “분명 실망스러운 패배”라며 “실점은 실망스러웠지만 그 외에 선수들은 열심히 노력했다. 최대한 많은 기회를 창출하려고 노력했고 노팅엄 전술에 맞춘 공격을 전개했지만 결국 노팅엄을 극복하지 못했다”라며 충분히 동점골을 노릴 만한 경기였다고 자평했다.
선수들이 지쳐있다는 것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발 선수 중 많은 선수들이 3일마다 경기하고 있다. 그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토트넘 선수들은 노력하고 있고, 그게 내가 주문한 유일한 것”이라며 경기를 뛰는 것만으로도 장하다고 말했다. 주전 줄부상이야 천재지변이라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무리한 선수 기용을 하지 않거나 전술을 수정하는 걸로 몇몇 패배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악재였다는 점에서 핑계에 가깝다.
이날도 포스테코글루 감독 전술의 피해자가 나왔다. 최근 선발로 계속 나온 라두 드라구신은 후반 막판 발목에 이상을 느껴 경기장에 주저앉았고, 그대로 비수마와 교체돼 경기를 마감했다. 스스로 경기를 끝내려 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관련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드라구신은 다소 아팠다. 발목을 다쳐서 계속 뛸 수 없다고 했으니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며 정확한 진단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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