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와 관련해 허정무 후보가 제안했던 사전투표와 온라인투표는 이번 선거에서 시행하지 않는다.
26일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지난 24일 제4차 회의에서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와 관련해 전자투개표(온라인 투표) 또는 사전투표 방식에 대해 논의한 결과 아래와 같은 사유로 해당 방식을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여섯 가지 이유를 밝혔다.
사전투표와 온라인 투표에 관한 논의는 허 후보가 본격적으로 꽃피웠다. 허 후보는 출마를 선언한 이후 꾸준히 1월 8일이 선거일로 결정된 데 대해 선수와 감독의 투표권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월 8일은 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 제8조에 따라 선거인단에 포함되는 K리그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해외나 지방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있어 투표권 행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관련해 허 후보는 “43인의 선거인이 배정된 프로 구단의 감독과 선수들은 축구협회장 선거일인 1월 8일에는 대부분 해외 전지 훈련 중”이라며 “이제라도 정당하게 선거인단에 포함된 현장의 감독, 지도자, 선수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온라인투표 또는 사전투표 방식 도입을 요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축구협회 선거운영위는 적어도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사전투표나 온라인 투표 방식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우선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당시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으나 비밀투표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대두돼 온라인 투표 방식을 배제하고 있고, 대부분 회원종목단체들도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걸 이유로 들었다.
또한 축구기관으로서 축구협회 상위 기관인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역시 회장 등 주요 구성원을 선출하는 선출총회에서 반드시 선거인이 직접 투표장에 나와 오프라인으로 참여하는 걸 규정하고 있다. FIFA나 AFC는 대한체육회와 달리 코로나19 펜데믹 시기에도 온라인 투표를 시행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는 온라인 투표가 선거 4대 원칙인 ‘비밀선거’와 ‘직접선거’를 보장하기 힘들기 때문에 온라인 투표에 난색을 표한 것이다.
또한 체육 분야가 아닌 일반 단체들의 선거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식을 혼용하지 않는 점, 이번 선거에서 후보가 3인이 나와 1차 투표 후 곧바로 결선 투표가 진행될 가능성이 없는 점에서도 온라인 투표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전투표와 관련해 축구협회장 선거운영위는 “시행하고 있는 체육단체도 없으며, 대한축구협회 규정이 정한 선거일이 아닌 날에 선거를 실시하는 것은 정관 및 회장선거관리규정에 근거가 없는 것으로 이번 선거에서 시행이 불가함을 알린다”라고 답했다.
축구협회장 선거운영위에서 온라인 투표 방식에 대한 설명을 길게 할애한 건 온라인 투표가 회장선거관리규정상 가능하기 때문이다. 회장선거관리규정 제25조(선거방법) 제4항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시스템 등 전자적 방법을 이용하여 투표 및 개표(이하 “전자투표 및 개표”라 한다)를 실시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