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영선 기자] 올 한해 증권사들이 안정적인 업황을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대형 증권사들이 지점 확대에 나설 계획인 밝힌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실적 부진으로 인한 점포 축소 및 구조조정에 나설 분위기다. 이에 증권사 점포 수가 2년새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올 한해 글로벌 통화 정책 전환과 해외 주식 수요의 증가 대형 증권사들은 그나마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투자은행(IB)부문 수익이 증가했고, 국내 증시의 부진에도 해외 주식 투자자가 증가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61개 증권사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1조810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4%(425억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9143억원이 증가해 약 102%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은 올해 전반적인 증시 부진으로 수수료 수익 감소를 피할 순 없었지만, 기업금융(IB) 수수료가 9913억원을 기록, 직전 분기 대비 15.3%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에 증소형 증권사인 IM증권사의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손실 45억원을 기록, 당기 순손실도 346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IBK투자증권도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47% 감소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교보증권이 올해 누적 영업이익 1556억원을 기록, 지난해 대비 145% 급증했으며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부진한 업황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관리 부담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소형 증권사들이 지점을 축소하고 인공지능이나 모바일 서비스 개발로 눈길을 돌리는 가 하면 지점 대형화에 나사고 있다. 반면 대형 증권사들은 지점을 확대해 고액 자산가 관리를 증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IPO·해외주식·IB 등 지난해부터 불거진 부동산PF 충당금으로 인한 손실에 따른 돌파구를 찾는 분위기지만, 중소형 증권사는 힘에 부친 모양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마이데이터와 AI 분야 인력을 늘리려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최근 신규채용에 있어 IB와 영업점 채용도 확대하는 추세다"면서 "대형사들의 지점 축소 양상은 통폐합으로 해석해야 하며 통폐합으로 인해 인력이 한 곳에 모이면 협력 속도가 빨라져 퀄리티 높은 정보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의 경우 과거 최대 실적의 약 90%를 회복한 반면, 중소형 증권사 순수익 복원력은 55%에 불과하다"면서 "사업 기반의 차이가 있고 부동산 금융 관련 대손부담 잔존 여부 등이 영향을 미친데다 수익원 확보가 미흡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점포 수도 대형사 대비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 지점수는 777개로 지난해 동기 대비 65개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사이에는 173개가 줄었으며, 중소형 증권사의 지점 축소 양상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실제로 IM증권과 교보증권은 지점수 축소에 나섰다. SK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각각 5개, 2개의 지점을 줄일 예정이다. 지점을 축소하면 리테일 부문 인력도 감소할 수 있어 구조조정 우려가 나온 분위기다. IM증권은 향후 지점을 8개곳 줄이고,IM증권의 경우 희망퇴직 대상 범위를 늘리고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한 후, 이달부터 지점을 기존 19곳에서 11곳으로 통폐합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지점 축소가 인력 구조조정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고액 자산가를 타겟으로 한 지점을 확대하는 추세고, 지점 대형화로 인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지점수가 줄어도 인력은 대형화 된 타 지점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교보증권의 경우 현재 25개 지점을 12개 지점으로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사간의 갈등이 일어난 바 있다. 교보증권 측은 업계 트렌드에 따른 대형화 목적의 지점 축소라는 의견이지만, 노조측은 지점 축소에 따른 구조조정 우려를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 제기된 것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당시 검토했던 사안은 구조조정과 전혀 무관하다"면서 "대형화는 기존에 있던 지점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지역 점포를 확장해 영업 활동을 통한 시너지를 얻는 것이다. 노조의 우려에 따라 구조조정 목적이 없음을 확실히 한 상태이고, 추가 타협을 위해 해당 계획은 현재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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