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모하메드 살라는 매년 크리스마스 사진을 올리고, 매년 무슬림에게 뭇매를 맞는다.
26일(한국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은 “리버풀 스타 살라가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자신의 가족과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후 다시 한번 이슬람 추종자들로부터 비난받았다”라고 보도했다.
살라는 무슬림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다. 이집트에서는 일찌감치 스타 반열에 올랐고, 2018년 이집트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에 없었음에도 약 170만 표를 얻어 전체 2위에 올랐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다. 세계적으로는 2017-2018시즌 리버풀로 이적해 곧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32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유명해졌다. 전형적인 아랍 얼굴상에 리버풀 내 이슬람 증오 범죄를 떨어뜨리는 실적까지 내면서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무슬림들의 표적이 되기도 쉽다. 살라는 무슬림임에도 매년 빠뜨리지 않고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사진을 게재한다. 살라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건 6년 전부터다. 크리스마스 트리만 찍은 사진도 있고, 최근에는 가족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해시태그를 단다.
무슬림 입장에서는 다른 종교의 성대한 기념일인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게 불편할 수도 있다. 기독교와 달리 이슬람에서는 예수를 신이 아닌 예언자 중 한 명으로 치부하며, 마지막 예언자인 무함마드를 더욱 예우해 기념일도 무함마드와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연히 예언자 중 한 명에 불과한 크리스마스를 특별하게 보낼 이유가 없다.
그러다 보니 매년 살라가 크리스마스 기념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무슬림들은 이를 비판하는 댓글을 게재했고, 올해도 그 행위에는 변함이 없었다. ‘당신이 나를 실망시켰다’, ‘지금 당장 게시글을 삭제해라’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무슬림은 당신을 존경하는데, 당신은 이런 보답을 내놨다’라며 우는 이모티콘을 단 사람도 있었고, ‘무슬림 커뮤니티 전체를 무시했으니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골을 넣지 못할 것’이라는 저주도 있었다.
살라는 이번 시즌 리버풀의 모든 대회에서 18골 15도움을 기록하며 가공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리그에서는 15골 11도움으로 크리스마스 전에 10골과 10도움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살라를 PL 전반기 최고의 선수로 뽑으며 “32세의 나이에 그 어느 때보다 뛰어난 만능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끊임없이 득점을 만들고 직접 골을 넣는다”라고 상찬했다.
사진= 영국 '데일리 메일'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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