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쇄신 택한 농협금융…차기 농협금융 회장에 계엄 변수

[기획] 쇄신 택한 농협금융…차기 농협금융 회장에 계엄 변수

더리브스 2024-12-26 10:07: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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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NH농협금융지주가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단행하며 조직 쇄신에 나섰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농협은행을 포함해 총 6개 계열사 대표이사가 교체될 예정이다.

이번 개편은 내부 출신으로만 선임됐다. 농협은행에는 기획력과 영업력을 겸비한 강태영 농협캐피탈 부사장이 추천됐으며 손해보험, 캐피탈 등에는 농협 및 농협중앙회 출신인사가 배치됐다.

차기 농협금융 회장 선임은 아직이다. 농협금융이 정부 정책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가 회장직 선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6개 계열사 CEO 교체 나선 농협금융


농협금융은 지난 20일 임원호부추천위원회를 열고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농협캐피탈, NH저축은행, NH밴처투자 등 6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후보추천 절차를 완료했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각 CEO 후보 추천이유에 대해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각 회사별 특성과 사업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 지속성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를 추천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부실 지적을 받은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결국 교체됐다. 차기 농협은행장에는 강태영 현 농협캐피탈 부사장이 추천됐다. 강 부사장은 과거 디지털전환(DT)부문 부행장 당시 농협금융 디지털부문 부사장을 겸임했으며 뱅킹앱을 슈퍼플랫폼으로 전환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

임추위는 농협은행이 내년에 디지털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 등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강 내정자를 적임자로 봤다. 또한 금융권이 내부통제와 인적쇄신에 집중하는 만큼 강 내정자가 적재적소 인사를 구현해낼 것으로 기대했다.


내부출신 중심 인사개편


NH농협금융지주. [그래픽=김현지 기자]
NH농협금융지주. [그래픽=김현지 기자]

5개 계열사의 차기 대표이사(CEO)도 모두 내부 출신으로 선발됐다. 급변하는 국제정세로 수익 불안정성이 커진 만큼 계열사에 대한 이해가 높으면서도 영업력을 갖춘 후보를 채택한 모습이다.

NH농협생명 대표에는 농협생명 박병희 현 부사장이 추천됐다. 금리인하로 인한 투자수익률 하락과 보험부채 증가가 농협생명의 손익 감소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임추위는 박 부사장의 영업력과 사업 경쟁력 강화 의지를 높게 샀다.

NH농협손해보험 대표에는 농협손해보험 송춘수 전 부사장이 내정됐다. 송 내정자는 농협손보의 상품고객본부, 농업보험본부, 마케팅전략본부 등 요직을 거친 실무형 CEO로 보험업계에 비우호적인 경제상황에도 농협손보의 수익성 중심 내실을 다져줄 적임자라고 평가받았다.

NH농협캐피탈 대표에는 농협중앙회 장종환 현 상무가, NH저축은행 대표에는 농협생명 김장섭 전 부사장이 추천됐다. 6개 계열사 중 NH밴처투자 김현진 대표이사만 연임에 성공했다.

앞서 농협금융으로부터 사표 제출 요구를 받았다고 알려진 NH농협손보 서국동 대표와 NH저축은행 오세윤 대표는 결국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두 대표의 원래 임기 만료는 내년 말이 예정이었다.


농협금융 이석준 회장 후임은?…정치적 상황 ‘변수’


농협금융의 차기 회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석준 현 회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농협이 농업지원을 위해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최근의 정치적 상황이 선임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일어난 비상계엄 선포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등 정치적 불안을 농협금융이 회장 선임에 난항을 겪는 주요한 이유로 꼽고 있다. 더욱이 이 회장이 윤 정부와의 관계성이 있다는 점에서 정치와의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 회장은 취임 당시 윤 대통령이 당선인이던 시절 대선캠프에서 특별고문직을 수행했으며 정부 출범 이후에는 경제부총리 및 금융위원장 예상 후보로 언급되며 ‘관치,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물론 관료 출신이 다시 회장 후보로 선정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상황과 불안정한 금융권 환경을 고려했을 때 내부 출신이 추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일각에서는 농협금융의 대대적인 개편을 두고 농협중앙회 강호동 회장의 인사 및 경영 개입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강 회장과 일부 계열사 내정자가 같은 동향 출신이라는 이유에서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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