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창민 기자] 인도 증시 상장으로 몸집을 키운 현대자동차그룹이 을사년 현지 공략에 힘을 싣는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SUV로 전략 차종을 낙점했다. 현대차는 인도 올해의 차에도 오른 바 있는 크레타의 전기차 모델로 안정을 택했다. 기아는 이광구 기아 인도권역본부장이 자리를 꿰찬 이후 첫 전략 차종으로 선택한 시로스인 만큼 의미를 더할 전망이다.
24일 대외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27억달러(약 42조5653억원) 규모를 조성했던 인도 자동차 시장은 오는 2027년 548억4000만달러(71조3874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 다음인 3위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이카' 시대가 정착하진 않았지만 분명한 성장세를 타면서 자동차 보급률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이 같은 시장 흐름에 편승하고자 내년 전략 차종을 출시한다.
먼저 현대차는 다음 달 '크레타 EV'로 을사년 인도 시장 포문을 연다. 지난 2015년 현지에 선보인 첫 전략 SUV 크레타의 전기차 모델이다.
크레타는 현대차에 입지전적인 차종이다. 올해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한 크레타는 출시 후 3개월 연속 인도 전체 SUV 판매 1위에 오른 뒤 이듬해 ‘2016 인도 올해의 차(ICOTY)’에 등극했다. 현대차는 크레타의 성공을 기반으로 알카자르, 엑스터 등으로 현지 SUV 시장을 개척해왔다. 지난해 현대차가 인도에서 판매한 전체 SUV 가운데 크레타, 알카자르, 엑스터 등 전략 차종의 비중은 62.7%까지 확대됐다. 인도에서 크레타가 현대차 대표 선수로 자리 잡으면서 크레타 EV에 거는 기대감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차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현대차는 크레타 EV의 구체적인 제원을 조만간 공개할 전망이다.
기아는 콤팩트 SUV '시로스'를 다음 달 출시한다. 쏘넷 이후 선보이는 두 번째 현지 맞춤형 전략 차종이다.
시로스는 가솔린과 디젤로 운영되는 내연기관차다. 기아의 소형 SUV 라인업 가운데 하나로 1.0 가솔린 터보와 1.5 디젤 등 소형 엔진을 탑재했다. 각각 최고 출력 120마력·최대 토크 172Nm, 최고 출력 116마력·최대 토크 250Nm 등을 갖췄다.
차명인 시로스는 그리스 키클라데스 제도의 섬 이름이다. 전통과 서구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이곳의 이미지를 차량에 투영해 경쟁 모델과 차별화된 상품성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기아의 설명이다.
시로스의 제원은 전장 3995mm, 전폭 1805mm, 전고 1625mm다. 휠베이스는 2550mm다. EV9을 닮은 외관 디자인에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바탕으로 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가 전면에 자리한다. 실내에는 12.3인치 HD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와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잇는 파노라믹 디스플레이가 실렸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비롯해 ▲SOS 긴급지원 ▲실시간 차량 진단 ▲도난 차량 추적 기능 등 기아 커넥트 2.0도 탑재했다.
시로스는 다른 면에서 거는 기대감도 큰 차종이다. 올해 초 이광구 기아 인도권역본부장이 선임된 이후 처음으로 출시하는 전략 차종이기 때문이다. 앞서 기아는 지난 1월 멕시코법인장에 있던 이광구 본부장을 인도로 발령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멕시코 등 해외법인을 두루 거쳐 실력을 쌓은 인물이다. 기아 인도법인은 이 본부장 체제 이후 누적 판매 100만대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광구 기아 인도권역본부장은 "기아는 고객 중심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술로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다"며 "첨단 기술과 대담한 디자인 등을 갖춘 시로스를 통해 인도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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