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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과제는 비상계엄 사태 수습…대국민 사과 수위 ‘관심’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고 권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했다. 국민의힘은 26일 상임 전국위원회, 30일 온라인 전국위를 거쳐 권 위원장 임명 절차를 마무리한다. 전국위에서 권 위원장 임명을 반대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사실상 확정이다. 권 위원장은 2020년 국민의힘 창당 이후 6번째 비대위원장이 된다.
권 위원장의 가장 큰 숙제는 12·3 비상계엄 사태 수습이다. 앞서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간담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한 직후에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권 위원장은 30일 전국위 최종 의결 후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친윤계인 권 위원장이 비상계엄 대국민 사과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크다. 권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윤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내 여당 내에서도 대표적 친윤계로 분류된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고는 있으나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긴밀해 거리를 두기가 쉽지 않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권 위원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숙제는 대국민 사과지만 현재 탄핵을 반대한 국민의힘 상황에서는 논리적 부정합이 발생한다”며 “‘비상계엄은 잘못했으나 탄핵은 반대한다’라는 기조를 유지한다면 대국민 사과를 하더라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의식한 권 위원장이 대국민 사과 후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중도 인사들을 비대위원으로 임명할 가능성도 예상한다. 초선·재선·3선 의원이 각각 추인한 선수별 대표자를 비대위원으로 임명해 사실상 집단지도체제로 당을 운영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중진의원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방식의 지도체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에 힘이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는 준수한 상황이다. 지난 2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 발표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4%로 민주당(48%)과 ‘더블스코어’로 벌어지긴 했으나, 12% 안팎(2017년 12월 당시 새누리당)에 불과했던 박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 2배 이상 높다. 또 친한(친한동훈)계 역시 한동훈 전 대표 사퇴 이후 세력이 크게 약화하면서 당내 내분이 벌어질 우려도 적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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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탄핵 심판 거리둘까…조기대선 준비도 주요 숙제
권 위원장의 또 다른 숙제는 이후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어떻게 보폭을 맞추느냐다. 윤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며 헌법재판소를 압박할 수도 있고, 반대로 윤 대통령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중도층 설득에 나설 수도 있다.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입장을 유지한다면 당의 안정 및 보수결집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중도층 이탈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도로 친윤당’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반면 거리를 두면 친윤계 및 이른바 집토끼로 불리는 ‘핵심 보수 지지층’의 반발이 예상된다. 권 위원장으로서는 한쪽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것도 권 위원장의 큰 숙제다.
헌재의 탄핵심판 기간은 사건접수일로부터 180일 이내지만, 그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선고는 3개월 안팎으로 이뤄졌다. 과거 전례를 보면 사건 접수부터 선고까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63일, 박 전 대통령은 91일이 소요됐다. 권 위원장이 조기 대선을 준비할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헌법에 따라 60일 이내 대통령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다만 권 위원장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입장을 유지한다면 조기 대선 시 당을 이끌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 탄핵 가결 후 친윤 지도부도 함께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권 위원장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입장을 계속 유지한다면 결국 윤 대통령과 정치적 운명을 함께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윤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조기대선시 당을 이끌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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