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캐리가 경영 자금 조달을 위해 최대주주인 드림투자조합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출자자로 지정했으나 유증 대금 납입이 4차례나 연기되면서 소액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드림투자조합 사무실 주소지에는 다른 회사가 자리하고 있어 회사 실체에 대한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캐리는 7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이 이달 23일에서 30일로 연기됐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유증 일정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캐리는 지난 6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최대주주 드림투자조합을 대상으로 3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납입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 8월 유상증자 금액을 3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늘리는 한편 발행 신주 가액을 6350원에서 3595원으로 대폭 낮췄다. 추가로 40억원을 조달하려다 보니 신주 가격 하락에 따라 배정 주식 수가 기존 47만2441주에서 194만7150주로 급증했다. 이후 일정이 10월과 12월에 세 차례 더 연기됐다.
캐리는 운영자금을 조달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공시에 따르면 캐리 영업손실은 2021년 12억6554만원에서 2022년 127억467만원, 2023년 135억7258만원 등으로 매년 확대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도 85억원에 달해 자금 수혈 없이는 적자 탈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드림투자조합의 사업자등록번호를 토대로 주소지를 찾았다. '비에이인베스트먼트'라는 회사가 입주해 있었다. 이용기씨가 대표에 이름을 올린 드림투자조합은 지난 4월 캐리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사무실에 있던 비에이인베스트먼트 담당자는 "9월부터 이곳으로 이사 왔다"며 드림투자조합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했다.
9월 이전 드림투자조합 사무실이 해당 주소지에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현재 사업자등록상의 주소지에는 드림투자조합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회사가 있었던 것이다.
드림투자조합은 지난 3월 코스닥 상장사 플래스크의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에 참여한다고 밝혔으나 자금 납입을 철회한 이력이 있다. 같은 달 플래스크는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코스닥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이 씨가 대표로 있는 또 다른 투자조합인 프론토사 투자조합도 지난해 10월 코스닥 상장사 엠에프엠코리아의 70억원 규모 CB 발행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으나 납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엠에프엠코리아 역시 현재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한편 드림투자조합 사무실 위치가 다른 회사로 되어있는 것에 관해 설명을 요청하자, 캐리 관계자는 "드림투자조합은 당사 최대주주와 관련된 사항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드림투자조합 공시 담당자에게 내용을 확인 후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답했으나 이후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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