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맞아 25일 이른 아침부터 교회와 성당을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저마다 내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종교계에서는 불안한 사회 상황에서도 민주적 절차와 헌법에 따라 공동선을 추구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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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중구 명동성당 앞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는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남녀노소 손을 잡고 성당을 방문한 이들은 ‘평범한 2025년이 오기를 바란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바란다’, ‘내년에는 많이 웃자’와 같은 소망을 카드에 적어 크리스마스트리에 걸었다.
이곳에서 만난 은평구 주민 노미선(60)는 “연말에 몸이 조금 안 좋았는데 내년에는 건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씨와 함께 성당을 방문한 장순덕(52)씨도 “이달 초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모든 일상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낀다”며 “가족들이 모두 행복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 해소되길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호주 시드니에 사는 가족들과 모처럼 귀국했다는 임종훈(44)씨는 “시드니에서 한국 정치에 관한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아서 부끄러울 때도 있었지만 이후 상황을 보면서 민주주의가 살아 있음을 느꼈다”며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을 보여주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종교계에서도 성탄절을 맞아 정치권에 존중과 사랑의 정신을 당부했다.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명동성당에서 열린 성탄절 미사에서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혼란스럽고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도 민주적 절차와 헌법적 절차에 따라 국민 전체의 행복과 공동선을 향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가 비록 두려움과 불안 속에 빠져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아닌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정의로운 질서를 세우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발견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목사인 이영훈 목사도 성탄 송년 메시지를 통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은 물론 1200만 성도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으로 계속 고통과 갈등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비상계엄과 탄핵 등 중대한 정치적 현안은 법과 원칙, 민주적인 제도와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들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참석해 성탄 축하 예배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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