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올 3분기 말 기준 11.5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1%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13년 3분기(12.02%)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다. 취약 자영업자란 3곳 이상의 금융권에서 빚을 낸 다중 채무자로 저소득 또는 저신용인 자영업자를 뜻한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제공 |
한은은 이 같은 증가세가 금융기관의 신규 사업자 대출 확대가 아닌, 기존 자영업자들의 소득과 신용도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 가운데 내수가 부진했던 영향"이라며 "일시적 원리금 상환 부담을 겪는 사업장에 대한 금융 지원과 자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이 금리 완화 기조로 전환한 점은 (자영업 대출 관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출이자에 허덕이는 현상은 취약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전체 자영업자와 기업도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70%로 2015년 1분기(2.05%)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기업의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1.65%에서 올 3분기 2.43%까지 올랐다. 중소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올 상반기 -0.2배인 것으로 나타나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올 3분기 자영업자 대출 1064조 4000억원의 약 40%인 저축은행·상호금융 대출이 부실화 징후를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 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여신전문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올 3분기 말 기준 3.51%로 전년동기 대비 1.13%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한은이 거시경제 충격 상황을 가정해 진행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경제 성장률이 1.1%로 하락하고, 실업률은 3.0%로 오르며, 주택 가격은 1.7% 뒷걸음질을 칠 경우 대출 가구에서 연체 가구 비중은 2026년 4.1%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연체 가구 비율보다 1.6%포인트 높은 수치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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