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지난 1월 3일 1회차를 시작으로 쉼 없이 달려온 2024년 경정이 드디어 마지막 51회차(25~26일) 경주만을 남겨두고 있다. 2024년 경정은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그만큼 '최초의 기록'도 쏟아진 한해였다.
올해는 특히 노장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최근 몇 년간 대상경정이나 특별경정 같은 큰 대회에서 주로 심상철(7기), 김완석(10기), 조성인(12기), 김민준(13기), 박원규(14기) 등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활약을 펼쳤으나, 올해만큼은 분위기가 달랐다.
주인공은 김민천(2기)이다. 김민천은 올해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지난 6월 전반기 최강자를 가리는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왕중왕전에서 무려 13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의 최강자를 뽑는 2024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배 그랑프리 경정에서도 11년 만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사장배 왕중왕전이 생겨난 2009년 이후 왕중왕전 우승과 그랑프리 우승을 동시에 차지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민천의 뛰어난 활약은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다승 순위에서 심상철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 상금 순위에서는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1기 정민수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2002년부터 23년간 경정 선수 생활을 해온 정민수는 유독 쿠리하라배 특별경정과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드디어 쿠리하라배 우승의 한을 풀었다. 아울러 정민수는 2015년 이사장배 왕중왕전 이후 9년 만에 큰 대회 정상에 섰다. 1기 선수가 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도 2019년 그랑프리 이태희 이후 5년 만이다.
지난 7월 경정 선수 구성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무려 4년 만에 신인 선수가 충원됐다. 새로 들어온 17기가 화제가 된 것은 한국 경정 최초로 부녀(父女) 선수가 나왔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이용세(2기)와 그의 장녀 이현지다. 그간 경정에는 박설희(3기)-심상철(7기)과 같이 부부 선수이거나, 김민천(2기)-김민길(8기)과 같이 형제 선수 등은 많았다. 하지만 현직 경정 선수의 자녀가 경정 선수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기 선수들은 초반 신인 경주에서 이현준, 조미화, 김태훈, 황동규 등 몇몇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선배 선수들과 혼합 편성 경주에서는 이렇다 할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경정은 체력보다는 경기 감각이 매우 중요한 스포츠다. 실전 경험이나 훈련량이 늘어난다면 17기 선수들도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준(13기·A1)은 지난해 그랑프리 경정 우승과 다승왕을 동시에 차지하며 차세대 강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지난 11일(제49회 차 수요일 1경주) 한국 경정 최초로 한 시즌 50승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2002년 시작된 한국 경정에서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은 2005년 서화모, 2006년 우진수가 기록한 49승이었는데 이를 김민준이 갈아치웠다. 게다가 김민준은 2년 연속 다승왕도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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