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첫 변론준비기일을 하루 앞두고 헌법재판소(헌재)가 윤 대통령의 '중대한 헌법 위반 사유' 범위를 확정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27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첫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한다. 헌재는 이날 재판관회의를 열고 탄핵심판 관련 사항을 논의한다.
변론준비기일은 향후 재판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미리 대리인들이 쟁점 사항을 정리하고 필요한 증거 신청과 증인 채택 계획 등을 세우는 절차다. 이날은 탄핵심판 피청구인에게 출석 의무가 없어 통상 대리인단만 참석해 양측 입장을 밝히고 재판 계획을 논의한다.
앞서 헌재는 12일 탄핵 심리에서 증거조사 등을 관장할 수명재판관으로 이미선(54·사법연수원 26기)·정형식(63·17기) 재판관을 지정했다. 주심은 정형식 재판관이 맡는다. 주심 재판관은 탄핵여부를 논의하고 표결하는 평의 절차를 주도한다. 결정문 초안도 작성한다.
국회에서 가결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따르면 국회는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국헌문란, 형법상 내란 혐의 등을 탄핵 사유로 내세웠다. 첫 변론준비기일에는 이같은 탄핵 사유를 정리하고 쟁점을 압축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내란 혐의를 채택할 지 여부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은 통치행위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헌재가 내란 혐의도 쟁점으로 다룰 경우 수사기록을 확보해야 하는데 비상계엄 선포에 가담한 군·경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할 경우 수사 대상자들이 많아 심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헌재는 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요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야당의 입법 독재'를 국가비상상태로 볼 수 있는지, 포고령 내용과 계엄 절차가 헌법에 따른 것인지 등도 들여다본다.
다만 윤 대통령이 헌재가 발송한 서류 수령을 계속 거부하고 있어 준비기일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은 아직 헌재에 대리인단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헌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6~20일 헌재가 우편과 인편을 통해 순차로 보낸 접수통지서, 준비절차 회부결정서, 준비절차기일 통지서, 출석 요구서, 준비명령 서류를 접수하지 않았다. 관저에 우편으로 보내면 경호처가 수령을 거부하고 대통령실로 보내면 수취인(윤 대통령)이 없다는 이유로 돌려보내는 식으로 거부했다.
헌재는 '서류가 도달한 곳에 효력이 발생한다'는 '발송 송달'에 따라 예정대로 27일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1차 준비기일 이후 1~2차례 더 준비기일을 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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