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디즈니+ 시리즈 ‘조명가게’ 강풀 작가가 동아닷컴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강풀 작가는 배우 김희원을 감독 김희원으로 발탁하게 된 이유에 관해 묻는 질문에 “김희원 감독님은 ‘무빙’에서 처음 만났다. 촬영장에 많이 가는 편이었다. ‘무빙’ 첫 촬영장이 아침에 조회하는 장면이었다. 거기서 (김희원이) 학생 역할을 하는 단역 배우들을 데리고 이야기를 하더라. 그걸 보면서 잘한다는 생각을 했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거기에서 연출을 근거 없이 제안하지 않았다. 또 연출에 뜻이 있는 걸 알고 있었다. 재목을 확인해야 했는데, 호러 영화 연출을 생각하신 게 있더라. ‘조명가게’는 어떤 드라마보다도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해야 했고,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요했다. 그랬을 때 김희원 감독님이 떠올랐다. 김희원 감독님도 선뜻 수락하지 않았다. 극본을 드리고 나서 이야기를 맞춰갔다. 정말 긴밀하게 이야기를 했고, 하겠다고 한 뒤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결론적으로는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라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강풀 작가는 김희원 감독의 장점에 관해 “김희원 감독님과는 정서적으로 잘 맞았다. 너무 잘 맞아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바로 캐치했다. 일할 때 너무 즐겁고 어떨 때는 지치기도 했지만, 하나하나 놓치고 가지 않으려고 하셨다. 진짜 디테일하다 못해 집요하다 싶을 정도였다”라고 표현했다.
웹툰을 기반으로 하는 ‘조명가게’는 웹툰에 없는 장면이 드라마화 되기도 했다. 이에 강풀 작가는 “이정은, 주지훈 배우의 이야기는 원작에는 없던 이야기였다. 전혀 생각을 안 했던 건 아니었지만, 그렇게 풀기엔 (그 당시에) 마감을 못 지킬 것 같았다. 원작을 다 그리고 나서 두 사람이 아쉬웠다. 왜 사장은 저기 앉아있을까가 궁금할 수 있는데, 그 전사를 채울 수 있을까 고민이 있었다. 이정은 씨가 말을 못하는데 그런 부분을 만화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드라마로 표현하면서 다할 수 있었다. ‘조명가게’ 드라마에서 다 풀어내서 여한이 없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강풀 작가는 ‘조명가게’의 시작에 관해 묻는 질문에 “‘조명가게’ 자체를 쓰게 된 건 중환자 병동 의사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였다. 아버지가 목사님이라 기도하러 많이 가셨다. 따라가서 옆에서 들었던 말이 ‘환자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이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귀신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라는 생각도 했다. 결말을 보면 귀신의 탄생기이기도 하다. 귀신도 사람이었을 거라고 생각했고, 처음에 지영의 동선으로 생각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여자이고, 연인을 밀어내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고 하면서 시작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조명가게’에서 많은 시청자들의 이야깃거리로 회자된 지영(김설현 분)과 현민(엄태구 분)의 이야기의 해석에 관한 질문에 “만화 때부터 댓글이 있었고, 그 이야기가 많더라. 왜 그런 거냐고. 근데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기울어진 사랑일 수도 있다. 현민이 가장 큰 사고를 당한 사람인데 그러면 다른 법칙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이야기의 엔딩의 동력 자체가 지영이의 궁금증이다. 이걸 작가가 어떤 대답을 내는 순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나름의 기준이 있지만,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 그 작품이 한 마디로 요약되는 게 슬프더라. 심지어 배우들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각자 다르게 보길 원했다. 다들 다르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내 입장에서는 좋다. 끝까지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 4일 첫 공개된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4일 4개 에피소드를 공개했으며, 이후 2주간 매주 2개씩 공개해 8개의 에피소드를 모두 선보였다.
강풀 작가의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이자 누적 조회수 1.5억 뷰를 돌파한 동명의 웹툰 ‘조명가게’를 원작으로 한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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