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운하 역사에 무지" 파나마 대통령, 작심 비판

"트럼프, 운하 역사에 무지" 파나마 대통령, 작심 비판

연합뉴스 2024-12-25 01:31: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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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 반환 요구 위협에 강경 대응…시민들, 운하 일대서 성탄 행사

파나마시티 미국 대사관 앞 시위…트럼프 얼굴 현수막에 불 지르기도

트럼프 얼굴 현수막에 불 지르는 파나마 주민들 트럼프 얼굴 현수막에 불 지르는 파나마 주민들

(파나마시티 AF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 있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주민들이 파나마 운하 통제권 반환 요구 가능성을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반대 시위를 하며 트럼프 얼굴 사진을 인쇄한 현수막에 불을 지르고 있다. 2024.12.25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파나마 운하 통제권 반환 요구 언급에 파나마 대통령이 재차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23일 저녁(현지시간) 방송된 CNN방송 스페인어판 인터뷰에서 파나마 운하 통행료를 문제 삼으며 운영 권한 환수를 요구하겠다고 위협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이것은 역사에 대한 무지의 표현"이라고 성토했다.

파나마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의 과거, 현재, 미래를 고려할 때 일어나지 않을 일(통제권 미국 이양)과 이와 관련한 추측들은 역사적 일관성이 없는 무의미한 것"이라며 "파나마 운하는 100% 파나마 국민의 것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물리노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파나마 운하와 그 인접 지역 단 1㎡라도 "양보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는데, 이런 강경한 태도는 국민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고 현지 일간 라프렌사파나마는 보도했다.

파나마 운하 미라플로레스 갑문 찾은 관광객 파나마 운하 미라플로레스 갑문 찾은 관광객

[파나마시티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파나마운하청(ACP) 홈페이지 설명을 보면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지름길인 파나마 운하는 1914년 미국에서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 처음 개통했다.

척박한 환경 탓에 준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이 신생 독립국인 파나마와 조약을 맺어 건설한 뒤 85년 안팎 직접 운영하다가 1999년 12월 31일 파나마에 운영권을 반환했다.

이후 파나마는 2016년 56억 달러를 투입한 9년간의 공사 끝에 운하 확장을 마쳤다.

기존 운하에서 폭 32m대 파나막스(Panamax) 선박만 통행할 수 있었다면, 폭 49m로 확장한 1만4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화물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네오파나막스(Neo-panamax) 선박도 지나갈 수 있다.

파나막스 또는 네오파나막스라는 이름 자체도 파나마 운하 통항(통과) 기준에 따라 지어졌다.

물리노 대통령은 "2016년에 완공된 운하 확장은 큰 성공을 거뒀다"며 "선박 운송 능력 향상으로 국가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ACP는 2023년 연례 보고서에서 전체 매출을 49억6천800만 파나마 발보아(1 파나마 발보아=1달러·7조2천억원 상당)로 보고했다. 파나마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1% 수준이다.

가뭄으로 선박 통항 대수를 크게 줄였던 올해의 경우에도 지난해보다 많은 49억8천만 파나마 발보아 상당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ACP는 보고 있다.

파나마 운하 일대에서 열린 성탄 퍼레이드 파나마 운하 일대에서 열린 성탄 퍼레이드

[파나마운하청 보도자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파나마 입장에서는 난데없이 운하 운영권이 국제적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운하 일대에서는 성탄절을 앞두고 '별의 도시' 퍼레이드가 성대하게 열렸다.

파나마 시청에서 주관한 이 행사는 최근의 논란과는 별개로 일찌감치 계획돼 있었는데, 현장에 수많은 시민이 찾아 운하 이양 25주년을 앞두고 파나마 유산과 미래를 상징하는 조형물들을 즐겼다고 ACP는 밝혔다.

ACP는 장인 50여명이 제작한 조형물들을 방문객을 위해 전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일부 주민들은 이날 파나마시티에 있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하며 트럼프 얼굴을 인쇄한 현수막에 불을 붙이는 등 격앙된 반응도 보였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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