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차 가수 이승환의 경북 구미 콘서트가 공연 이틀 전 취소되며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구미시와 김장호 구미시장은 공연장 대관 취소 이유로 관객과 시민 안전을 강조하며 이승환 측에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구했으나, 이승환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대관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에 따라 오는 25일 예정된 이승환 콘서트 대관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시민과 관객의 안전이 최우선이며, 정치적 논란과 시민 분열을 고려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승환 측은 구미시의 결정이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한 부당한 행위라고 반발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 문제”라며, 서약서 요구와 대관 취소가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승환은 보수단체의 항의와 시위에 대해 “관객들의 안전을 위해 경호 인력을 증원하고 집회와 거리를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승환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해마루는 공연 취소에 따른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공연 관객들의 피해 복구를 위해 무료 법적 지원을 약속했다.
보수단체들은 이승환이 지난 14일 수원 공연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을 문제 삼으며 공연장 대관을 취소하라고 구미시에 요구했다.
구미시는 이에 공문을 보내 이승환 측에 정치적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구했으나, 이승환 측은 이를 거부했다.
김장호 시장은 “이승환 씨의 개인적 정치적 성향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그의 발언이 시민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구미시민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구미시의 대관 취소 결정에 대해 시민들과 네티즌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구미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뮤지컬은 허용하면서 왜 이승환에게만 서약서를 요구하냐”는 항의가 쇄도했다.
한 네티즌은 “몇 달 전부터 공연을 기대하며 준비했는데, 갑작스러운 취소로 교통비와 숙박비를 날리게 됐다”며 분노를 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1200명 소극장 공연이 안전상 문제가 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구미시의 결정을 비판했다.
이승환 콘서트 취소에 대해 다른 지자체들은 이승환의 공연 유치를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나섰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SNS를 통해 “화성특례시에서 공연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으며, 강기정 광주시장도 “광주에서 공연을 열자”며 이승환을 초대했다.
정명근 시장은 “문화 향유를 갈망하는 시민들을 위해 이승환의 공연이 꼭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서약서와 표현의 자유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공공기관이 창작자에게 정치적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자 대관을 취소한 것은 과도한 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이며, 창작자의 정치적 발언을 이유로 공연을 막는 것은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장호 시장은 구미시장으로, TK(대구·경북) 지역의 대표적인 정치적 인사 중 한 명이다.
TK는 대구광역시(T)와 경상북도(K)를 의미하는 약자로, 보수적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김 시장은 과거부터 보수적 가치를 강조하며, 지역적 특성을 기반으로 한 정치적 행보를 보여왔다. 이번 사건 역시 TK 지역의 정치적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사례로 분석되고 있다.
이승환의 구미 콘서트 취소는 단순한 공연 중단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예술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정치적 논란이 공공기관의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예술과 정치적 개입의 경계를 다시 한 번 논의하고,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승환 콘서트 취소는 팬들에게 실망과 경제적 피해를 안겼다.
교통비와 숙박비, 공연을 기다려온 기대감 모두 잃게 된 관객들은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승환과 그의 팬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공연 취소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표현의 자유와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변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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