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1450원을 넘어선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를 원화로 환전한 액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고객이 달러화를 원화로 환전한 금액은 지난 1~20일간 2억1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기간 일평균 환전액은 1070만달러다. 일평균 환전액이 1000만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8월 1840만달러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반면,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한 금액은 같은 기간 2억3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일평균 환전액은 1180만달러다.
특히, 이달 초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 4일에는 전날 1229만달러 보다 2배 급증한 2385만달러가 일평균 환전액으로 집계됐다.
당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7,2원 오른 1410.1원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환전액이 크게 늘었다.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직후 환전액도 2182만 달러에 달했다.
은행권에서는 연말과 내년 초 환전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일 이후 원‧ㄷ갈러 환율이 1440원 후반에서 1450원을 넘어서면서 단기 고점에 근접했다는 판단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달러화를 원화로 대규모 환전하는 것은 국내 정치 상황의 변수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며 “미국 경제 상황 등에 따라 상당기간 달러가 고점을 넘나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연말과 내년까지 달러 수요 증가와 환전액 증가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환율이 급증하면서 지난달부터 국내 달러 예금도 출렁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612억9600만달러로, 지난달 말 606억7800만달러 대비 6억1800만달러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달러예금은 환율이 낮을 때 가입이 늘고 환율이 오르면 차익실현 수요가 줄어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달러 예금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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