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스템 설정 오류 확인 후 구속영장 수정 제출
검찰, 확인 못 해 '위법 구금' 우려로 풀어줘, 재신청은 기각
[포인트경제] 음악 동호회에서 만난 20대 여성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해 감금하고 성폭행과 상해를 일삼은 40대 남성이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시스템 오류로 열흘 만에 풀려나는 일이 발생했다.
웅크린 여성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출처 - 프리픽
24일 울산 동부경찰서는 특수폭행과 유사강간 등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송치했다고 밝혔다. 남편의 범행을 알면서도 방조한 A씨의 아내도 함께 입건됐다.
A씨는 지난 5월 자신이 운영하는 음악 동호회에 들어온 B씨에게 음악을 가르쳐 주겠다며 접근해 심리적으로 조종하기 시작해, 10월부터 2개월 간 성폭행을 일삼았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집에 B를 감금하고 "신이 시켰다", "귀신을 빼기 위해 성관계를 해야한다"면서 성착취를 하고, B씨가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B씨의 부모까지 해치겠다고 협박하며 폭행도 서슴치 않았다.
한 달 반 가량 감금됐던 B씨는 어머니에게 발견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여성 가족의 신고로 체포된 A씨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범죄에 대해서는 '합의하에 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반려동물 행동 복지학 박사 과정까지 밟은 '동물심리상담가'로, 아내와 함께 동물 보건 행동학과 관련한 책을 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전산 오류로 잘못된 구속영장 수기 수정 제출검찰, 확인 못해 풀어주고 재신청엔 '증거 확보·주거 일정' 기각
그런데 A씨가 구속 열흘 만에 전산 오류로 풀려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당초 A씨는 유치장이 없는 동부경찰서 대신 북부경찰서 유치장에 배정됐는데, 구속 영장 신청안 시스템 설정이 잘못돼 중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처리됐다. 이후 경찰이 서류를 수기로 수정해 제출했는데, 검찰이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위법 구금'우려로 A씨를 풀어준 것이다.
이에 경찰이 구속 영장을 재신청했으나 법원은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고 피의자 주거가 일정하다며 기각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산 오류가 발생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고, 경력을 배치해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폭행 등의 피해로 정형외과와 정신과 등을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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