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하고 치밀해진 산타플레이션…폭리 대신 '1인 15만원' 메뉴 통일

교묘하고 치밀해진 산타플레이션…폭리 대신 '1인 15만원' 메뉴 통일

르데스크 2024-12-24 16:25: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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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을 앞두고 또 다시 '바가지 상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눈에 띄게 가격을 올려 눈총을 샀던 과거와 달리 더욱 교묘하고 치밀한 방식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기존 메뉴 판매를 중단하고 고가의 단일 메뉴만을 주문하도록 하거나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메뉴를 이름만 성탄절 전용 메뉴로 둔값시켜 비싼 가격을 책정하는 식이다.

 

직장인 유리지갑 노리는 '산타플레이션'…성탄절 기간 10만원 호가하는 코스 메뉴만 판매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시내 일부 음식점에서는 평상시에 판매하던 메뉴 자체를 없애고 오로지 고가의 코스요리만 판매하는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K식당은 평소 메뉴 하나 당 2~3만원에 판매되던 모든 음식 판매를 중단하고 1인당 16만8000원의 크리스마스 스페셜 메뉴를 준비 중이었다. 서울 옥수동에 있는 H식당 역시 평상시 1~2만원대의 메뉴 판매를 중단하고 디너 기준 1인당 15만원의 코스로만 24·25일에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코스 메뉴만을 판매하는 음식점 중 일부는 성탄절 기간만 한정해 기존 메뉴의 판매를 중단하고 가격을 2배 넘게 올린 크리스마스 특별 메뉴들을 내걸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T식당은 기존 판매하던 8만원(1인 기준) 상당의 디너코스를 없애고 1인당 16만원, 19만원에 판매하는 크리스마스 스페셜 메뉴를 준비했다. 서울 마포구의 D식당은 평소 1인당 19만5000원에 판매하던 디너 코스 대신 1인당 29만원의 크리스마스 특선코스를 판매 중이었다.

 

▲ 서울시 한남동의 한 레스토랑 코스 메뉴.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르데스크

 

문제는 성탄절 시간 동안 선보이는 스페셜 메뉴라고 해서 평소 판매하던 메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전체요리, 스테이크와 디저트 구성은 동일했다. 심지어 가격이 올랐음에도 오히려 식사 시간이 제한돼 여유 있게 식사를 즐기기는 더욱 어려워 보였다. 식당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평균적으로 2시간 안팎으로 제한돼 있었다.

 

크리스마스 기간 내 기존 메뉴 판매를 모두 중단한 것에 대해 K식당 관계자는 "크리스마스는 여타 공휴일에 비해 가족·연인과 함께하는 기념일적 성격이 강하다"며 "특별한 경험과 잊지 못할 맛을 선사해드리기 위해 메뉴 변경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평소 보다 부쩍 오른 가격에 선뜻 지갑을 열기가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김민환 씨(31·남)는 "얼마 전 성탄절 전날 애인과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레스토랑을 알아봤는데 대부분의 가게들이 기존과 달리 코스요리만을 취급하고 있었다"며 "대부분 1인당 1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수준이라 예상보다 저녁 값이 많이 나올 것 같아 결국 선물 구매 예산을 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정민정 씨(29·여)는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를 위해 기존에 자주 가던 식당을 예약하려고 했는데 24·25일 런치, 디너 모두 1인당 12만원에 달하는 코스요리로만 운영한다는 공지가 나와 있어 결국 다른 곳을 예약했다"며 "크리스마스가 성수기인 것은 알겠지만 기존 메뉴 판매 자체를 중단하고 가격을 대폭 올려 코스요리로만 판매하는 것은 얄팍한 상술이 아닐까라는 의심도 들게 한다"고 설명했다. 

 

▲ 부산 롯데월드 내 트리 축제 전경. [사진=뉴시스] 

 

크리스마스 특수에 기존 메뉴 판매를 중단하고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코스요리로만 손님을 맞이하는 행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매출을 올리기 위한 근시안적인 태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단기적인 이윤에만 치중하는 모습이 단골 고객들로 하여금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부연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려 기존 메뉴 판매를 중단하고 가격을 대폭 높여 코스 요리로만 손님을 받게 되면 매장을 방문하는 기존 고객들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다"며 "크리스마스 시즌임을 감안해 어느 정도의 가격 인상을 예상하고는 있지만 기존 메뉴보다 터무니없이 과한 금액을 요구하는 것은 해당 식당을 향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만 떨어뜨릴 뿐이다"고 설명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부 레스토랑들이 본래의 메뉴 판매를 멈추고 특별 코스요리에 집중하는 것은 이벤트성 마케팅 전략 차원으로 해석된다"며 "가격 설정의 권한이 모두 레스토랑에게 있다고 한들 상대적으로 소비에 관대해지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활용해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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