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한국에서 당뇨병은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16.7%)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국민병이라고도 불리는 제2형 당뇨병은 노인들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이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이 증가하고 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5명 중 1명은 40세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치매의 중요한 위험인자인 제2형 당뇨병의 진단 시기에 주목한 새로운 연구에서 젊은 나이에 제2형 당뇨병에 걸린 사람일수록 말년의 치매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됐다.
미국 뉴욕대 로리 마이어스 간호대학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미시간대가 2002~2016년 실시한 '건강과 퇴직에 관한 조사'와 그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당뇨병 우편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조사 시작 시점에 제2형 당뇨병이었던 50세 이상 성인 1213명 가운데 최대 14년의 추적 기간 동안 치매가 발병한 사람은 216명으로 비율로는 17.8%였다. 또 참여자를 제2형 당뇨병 진단 나이로 나누면 50세 미만이 262명, 50~59세가 378명, 60~69세가 419명, 70세 이상이 154명이었다.
연구팀이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나이와 치매 위험을 조사한 결과, 50세 전에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70세 이후 진단받은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가능성이 1.9배, 즉 9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진단 시점의 나이가 50~59세면 72% 증가, 60~69세면 70% 증가했다. 제2형 당뇨병에 걸리는 시기가 빠를수록 치매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고 평균적으로 진단이 1년 빨라질 때마다 치매 위험은 1.9% 상승했다.
중년기에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는 장기간 혈당 조절에 문제를 경험하고 심혈관 질환 등 합병증 위험도 높다. 이번 연구를 이끈 베이 우 박사는 "조기에 당뇨병으로 진단받는 것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기존 연구를 통해 혈관 합병증, 혈당 조절 불량, 인슐린 저항성 등 당뇨병 특징 중 일부가 뇌의 치매 발병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만은 제2형 당뇨병과 치매 간 연관성을 한층 더 강화했다. 대상자 중 46.7%인 567명이 비만이었는데, 50세 전에 비만을 동반해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50세 후에 진단받은 비만이 아닌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3배 이상 높았다.
우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 진단 연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특히, 식사·운동·약물 요법 등을 통해 비만 관리에 더욱 주의하는 것이 당뇨병을 앓는 젊은 성인의 치매를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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