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원조 비선 실세’로 불린 건진법사 전성배 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 씨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화해 도와 달라고 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천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 씨는 공천을 부탁한 예비후보자 앞에서 유력 정치인과 통화하며 친분을 과시하고, 실제 도움을 청하는 방식으로 신뢰를 쌓아 돈을 챙겼다는 것이다.
전 씨는 지난 2022년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인물로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실제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콘텐츠의 상임고문으로 활동한 이력이 알려지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 내외를 정조준한 수사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건진법사 “영천시장 나가려는 사람 좀 도와줘”
지난 23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은 전씨가 2018년 경북 영천시장 예비후보자 A씨와 만난 자리에서 윤 의원과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며 “영천시장 나가려는 사람이 있는데 (윤 의원이)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 의원은 “알아보고 전화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언론의 취재에는 답변이 없었다고 전해진다.
A 씨 측은 당시 전씨에게 1억 원 가량을 건냈고 전 씨의 “잘 전달했다”는 말을 듣고 해당 자금이 윤 의원에게 전달돼 공천이 성사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천을 받지 못하자 A씨는 전 씨에게 다시 돈을 돌려 달라고 했고, 이에 전 씨가 일부인 3000만 원 가량만 돌려줬다.
이에 A씨 측이 계속 항의하자 전 씨 지인이 사비로 돈을 돌려줬다가 검찰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A씨 측에 따르면 전 씨는 당시 또 다른 유력 정치인과도 스피커폰 통화를 하면서 인맥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당 정치인 역시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인 것으로 전해진다.
법원 “금전 수수 명확히 확인 안 돼" 구속영장 기각
앞서 검찰은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들어 전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지난 19일 법원은 피의자가 금원을 받은 날짜와 금액, 방법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검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단 방침이다.
전 씨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미끼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상북도 영천시장 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경선에 출마한 후보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여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17일 체포됐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2018년 금원을 받은 날짜, 금액, 방법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한 부장판사는 "검사가 의심하는 대로 피의자가 정치권에 해당 금원을 그대로 전달했다면 피의자의 죄질을 달리 볼 여지가 있다"며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고려해 이 사건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1시30분께 종료됐다. 오전 11시40분께 법정에서 나온 전씨는 '불법 정치자금 받은 사실 인정하나' '대통령 부부와 친분 과시해서 이권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할 말 없나' '대통령 부부와 언제 마지막으로 만났나' '요새도 대통령 부부와 연락했나' '정확히 누구에게 돈 받았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 17일 오전 전씨를 체포하고 서울 서초구 소재 자택과 강남구에 있는 법당을 압수수색했다. 휴대전화 3대와 태블릿PC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한편, 검찰은 '욘사마 코인'으로 알려진 퀸비코인의 자금 흐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전씨 관련 자금 수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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