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12월께부터 사적 모임자리 등에서 시국을 걱정하면서 '어려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건 비상조치밖에 없지 않느냐'는 언급을 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계엄에 대해 줄곧 이야기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서울 한남동에 있는 대통령 관저에서 당시 김용현 경호처장, 신원식 국방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계엄을 이야기했다.
국방부 소식통은 SBS에 "대통령의 계엄 의지는 늘 확고했지만, 김용현 전 처장은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적극적이지는 않았다"며 "3월 만찬 때가 되자 김 전 처장은 계엄 맹신론자가 돼 있었고, 반면 조태용 국정원장, 신원식 전 국방장관 등은 줄곧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여 사령관은 검찰에 "지난 4·10 총선 이후에도 윤 대통령은 수차례 계엄 의지를 드러냈고, 자신은 무릎 꿇고 말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12일 1년도 안 된 외교안보라인을 재편하는 이례적인 인사를 냈다. 윤 대통령은 김 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함에 따라, 부임한 지 10개월밖에 안 된 신 장관은 국가안보실장으로, 부임한 지 8개월 된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연쇄 이동했다.
지난 9월 취임한 김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당시 정보사령관을 지낸 '비선'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 등과 함께 계엄을 기획했다.
경찰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사조직 '수사 2단'을 60여명 규모로 꾸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려 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노 전 사령관의 거처에서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정치인, 판사 등에 대한 '수거', '사살' 등이 적힌 수첩을 확보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최근 여 사령관에게서 "김 전 장관이 미국 대선이 있었던 지난달 초쯤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에 계엄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의 장성 진급식 연설도 계엄 구상과 관련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진급식에서 ‘계엄 3인방’으로 불리는 여인형·곽종근·이진우 소장이 중장으로 진급하며 각각 방첩사령관·특전사령관·수방사령관에 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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