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티빙-웨이브' 합병… 넷플릭스 대항마 탄생은 언제

끝나지 않는 '티빙-웨이브' 합병… 넷플릭스 대항마 탄생은 언제

머니S 2024-12-24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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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과 웨이브, 국내 대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의 합병이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답보 상태에 빠지며 국내 OTT 시장 재편의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티빙과 웨이브의 로고 이미지. /사진=머니S 티빙과 웨이브, 국내 대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의 합병이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답보 상태에 빠지며 국내 OTT 시장 재편의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티빙과 웨이브의 로고 이미지. /사진=머니S
티빙과 웨이브, 국내 대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의 합병이 답보 상태에 놓여 국내 OTT 시장 재편 방향이 불투명해 지고 있다. 합병 비율, 기업가치 평가, 콘텐츠 공급 대가를 둘러싼 양사의 팽팽한 줄다리기와 주요 주주들의 이견이 겹쳐 합병 절차가 지연되고 있어서다. 연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까지 완료하고 통합 OTT 출범이 기대됐으나 탄핵 이슈 등 외부 변수까지 겹치며 우려가 커진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콘텐츠웨이브는 최근 이사회 의결을 통해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이를 SK스퀘어(1500억원)와 CJ ENM(1000억원)에 배정했다.

웨이브 대주주 SK스퀘어가 티빙 대주주 CJ ENM과 함께 웨이브가 새로 발행한 CB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웨이브는 기존 2000억원 규모의 CB를 만기일에 맞춰 상환했다. SK스퀘어와 CJ ENM이 웨이브의 차환 목적 CB를 매수한 것은 연내 합병 타결이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웨이브는 티빙과 합병 후 신규 투자 유치를 통해 CB를 상환하거나 만기를 연장할 계획이었으나 주요 주주들의 이해관계 충돌로 이러한 시나리오에 차질을 빚게 됐다. KT와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웨이브가 CB 만기 연장을 포기하고 상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합병 지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티빙 주요 주주 중 한 곳인 KT스튜디오지니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티빙 지분 13.5%를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는 두 OTT의 합병이 유료방송 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KT스튜디오지니 모회사인 KT가 ENA(PP)와 지니TV(IPTV)라는 자체 콘텐츠 유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영향이 미쳤다.

거대 OTT가 탄생하면 IPTV 중심의 시장 구조가 재편돼 KT의 콘텐츠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웨이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 SK스퀘어와 CJ ENM 중심으로 서비스 운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본계약이 체결되더라도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양사는 모두 자산이 3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이어서 공정위의 기업결합신고 대상이다. 공정위가 시장 점유율과 경쟁 제한 여부를 판단해 조건부 합병 또는 금지 결정을 내릴 수 있는데 최근 정치권 탄핵 이슈로 공정위 심사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행보가 두 회사의 합병 시너지를 약화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넷플릭스는 SB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SBS 신작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공급 받기로 했다. 이는 지상파 콘텐츠 독점 제공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웨이브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올해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KBS, MBC 등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도 해외 OTT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어 추가 이탈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양사의 이해관계만으로 합병을 논할 것이 아니라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진출로 위기감이 커진 국내 OTT 시장 전체를 고려해 합병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글로벌 콘텐츠 제작과 자생력을 키우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KT 설득과 공정위 승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진출로 토종 OTT 업계에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합병 논의가 본격화된 만큼 글로벌 콘텐츠를 제작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K-콘텐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합병의 주된 이슈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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