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팅 기술이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네트워크의 보안을 위협하기보다는 오히려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양자 컴퓨팅 기술의 발전이 단순히 기존 암호화 알고리즘을 무력화할 우려를 넘어, 새로운 보안 체계를 구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블록체인 개발 기업 블록스트림(Blockstream)의 공동 창업자이자 암호학자인 아담 백(Adam Back)은 양자 컴퓨팅 기술이 비트코인의 서명 방식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자 컴퓨팅이 기존의 암호화 알고리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포스트 퀀텀(PQ) 서명 기술을 연구한다면 비트코인의 보안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기술이 적용되면 미래에는 더욱 검증된 서명 옵션이 추가돼 네트워크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자 컴퓨팅 시대가 도래하려면 아직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관련 기술 발전은 이미 빠르게 진행 중이다.
구글은 최근 '윌로우(Willow)'라는 이름의 양자 컴퓨팅 칩을 발표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 칩은 슈퍼컴퓨터로 수십억 년이 걸리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해결할 수 있는 성능을 자랑한다. 이는 양자 컴퓨팅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현 단계에서 양자 컴퓨팅이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의 암호화 보안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구체적으로 구글의 윌로우 칩은 105 큐빗(qbit)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암호화 방식을 무력화하려면 약 1300만 큐빗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는 양자 컴퓨팅 기술이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음을 보여주며,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당장 위협받을 가능성은 적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더리움(Ethereum)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역시 양자 컴퓨팅의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 하드포크(Hard Fork)를 제안하며 미리 대응책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이는 양자 컴퓨팅 기술이 현실화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암호화폐 보안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양자 컴퓨팅에 의한 보안 논의는 해외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 국가표준기술연구소(NIST)는 양자 컴퓨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2022년 양자 내성 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 알고리즘 표준화를 시작했다. 이는 기존 암호화 기술이 양자 컴퓨터에 의해 무력화될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움직임의 일환이다. 일본 또한 양자 암호 통신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금융 및 데이터 분야에서 양자 기술의 잠재적 위험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