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등의 호재에서도 전세가가 계속해서 떨어졌던 대전이 내년에도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정돼서다. 충남은 물량이 대폭 줄고 충북은 소폭 감소하나 두 지역 모두 각자의 요인으로 우상향이 예상된다. 최근 전세가가 상승하는 세종은 입주 물량이 대폭 줄어 전세가 회복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완연한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
23일 직방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내년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은 모두 23만 7582세대로 올(30만 4213세대)보다 22% 감소한다. 지난 2021년(23만 6622세대)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다. 전국적으로 입주 물량이 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충청권 내부에선 증감이 다양하다. 우선 대전의 경우 내년 1만 899세대가 내년 집들이를 예정했는데 올 물량(1만 1048세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세종은 내년 1035세대의 물량이 계획됐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적은 수준으로 올해 물량(3616세대)과 비교했을 때 큰 감소 폭이다. 충남은 내년 1만 2710세대가 입주 물량으로 나오는 가운데 올 물량(2만 2069세대)의 절반 수준이다. 충북은 내년 1만 4810세대가 입주하며 올(1만 3952세대)보다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대전과 충북은 올해와 비슷하게, 세종과 충남은 올해보다 대폭 적게 입주 물량이 예정됐다. 지역마다 입주 물량 추이가 다르지만 올해와 비슷하게 흐를 가능성이 크다. 올해 충청권의 누적 전세가 변동률은 이달 셋째 주 기준 대전 –0.23%, 세종 –4.85%, 충남 –0.56%를 기록했다. 충북만 0.57% 상승세를 그렸는데 전세 수요의 폭발적 증가에 따른 것이다. 대전의 경우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올해와 같은 약보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하락이란 호재에도 상승하지 못했는데 입주 물량 소폭 하락이 전세가를 회복할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는 부족하다. 충남은 입주 물량 대폭 하락에 따른 전세가 회복을 노릴 수 있겠지만 도 단위 특유의 불확실성을 넘어서기 힘들어 올해와 같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충북의 경우 지난해 장기간 이어진 전세가 하락으로 올해 수요가 늘었단 점은 전세가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지역 특유의 전세 수요 한계라는 벽으로 인해 내년에도 상승세를 속단하긴 이르다. 그나마 세종은 입주 물량이 큰 폭으로 줄어 상승세를 기대할 만하지만 과잉 공급을 완벽하게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직방 관계자는 “대출규제 여파와 정국 혼란 등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고조해 아파트 거래 시장의 분위기가 싸늘한 가운데 당분간 입주시장의 분위기도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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