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전문의 서울行..지방의료 심폐소생 절실

필수의료 전문의 서울行..지방의료 심폐소생 절실

이데일리 2024-12-23 18:15: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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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지방환자의 서울 쏠림이 심각한 가운데 의사도 서울로 몰리고 있다. 특히 의정갈등 이후 지역거점병원인 상급종합병원에서조차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전문의가 지방을 등지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지방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선 진료 부담 완화, 보수 등 열악한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국 상급종합병원 의료인력현황(의사)’ 빅데이터를 토대로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내 상급종합병원 외과 전문의는 올해 3분기 기준 총 601명으로 지난해 3분기(591명)보다 10명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지방(광역시·경기도 제외)은 11명이 이탈했다. 특히 강원과 충북, 전북과 전남 지역의 상급종합병원 외과 전문의는 같은 기간 105명에서 97명으로 8명 줄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상급종합병원 외과 전문의뿐만 아니라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또한 서울로 쏠렸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수는 올해 3분기 216명으로 작년보다 4명 늘었다. 반면 지방 상급종합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경남만 3명 늘었을 뿐 다른 지역은 전부 줄었다. 소아청소년과는 서울 상급종합병원에서 45명을 더 채용했지만 지방인 강원·충북·전북·전남·경남에선 총 6명이 병원을 떠났다. 제주와 경북은 상급종합병원이 없다.

전체 진료과로 확대해 살펴봐도 서울보다 지방 상급종합병원에서 전문의가 많이 이탈했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전체 전문의 수는 올해 3분기 기준 65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명이 이탈했다. 반면 경기도를 제외한 다른 도(서울·광역시 제외)에서는 올해 3분기 1808명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70명 감소한 수치다. 비율로 따지면 서울이 전체 전문의 중 0.5%가 줄었지만 지방은 3.7%가 감소했다.

지방에선 서울과 다르게 1명의 전문의가 진료와 교육, 지역 보건 활동 컨트롤타워의 역할까지 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전공의 이탈로 전문의 한 사람에게 주어진 진료 업무가 급증했다. 이에 지방 상급종합병원 전문의는 서울로 자리를 옮기거나 아예 작은 동네병원을 차렸다. 지방 국립대병원 급여가 다른 사립대병원도 적은 점도 지역 내 국립대병원 전문의의 이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의료계는 지방 상급종합병원 지원을 확대하고 필수진료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 의료 환경과 필수의료분야에서 자주 발생하는 의료사고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대학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필수의료에 대한 물질적 지원과 의료사고 분쟁에 대한 안전판 마련,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의사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함께 해야 지방을 떠나는 전문의를 붙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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