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티아구 모타 유벤투스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 적임자가 누군지 반 시즌 째 탐구 중이다.
2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몬차의 U파워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이탈리아 세리에A 17라운드를 치른 유벤투스가 몬차에 2-1 승리를 거뒀다.
유벤투스는 정규리그 무패를 달리고 있는 5대 리그에 단 둘뿐인 팀이다. 차이점은 프랑스 리그앙에서 무패인 파리생제르맹(PSG)이 여유 있게 선두 질주 중인 반면, 유벤투스는 세리에A에서 고작 6위라는 것이다. 7승 10무로 무승부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모타 감독이 지난 볼로냐에서부터 들고 온 짜임새 있는 전술은 대체로 호평을 받지만 문제는 마무리다. 스트라이커 두샨 블라호비치의 경기력이 약간 아쉬울 뿐 아니라 2선 조합이 매 경기 바뀌다시피 했다. 한 포지션만 소화한 공격자원은 거의 없다. 2선 자원 대부분이 한 위치가 아닌 여러 위치를 돌아다니면서 테스트를 받았다.
특히 공격형 미드필더가 고민의 중심이었다. 4-2-3-1 포메이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에 완벽한 적임자가 없었다. 그동안 가장 많이 테스트 받은 퇸 쾨프메이너르스는 좁은 공간을 헤집을 수 있는 테크니션이 아니라 킥력을 갖춘 수비형 미드필더에 가깝다. 두 번째로 많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한 케난 일디즈는 왼쪽 측면부터 중앙을 향해 돌파할 때 위력이 바루히되는 윙어에 가깝다. 그래서 니콜로 파졸리, 프란시스쿠 콘세이상도 기용해 봤는데 둘 다 부진했다.
이번 실험 대상은 곤살레스였다. 곤살레스는 이번 시즌 유벤투스의 야심찬 영입이지만 부상으로 대부분 결장하다가 오른쪽 윙어로 3경기 선발 출장한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적임자가 마땅치 않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전반 14분 선제골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유벤투스의 공격 전술과 직접 관계가 없었다. 퇸 쾨프메이너르스가 올린 킥을 웨스턴 맥케니가 문전에서 마무리했다. 이후 전반 22분 사무엘레 비린델리에게 실점하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반 39분 결승골 상황에서 곤살레스의 공격력이 돋보였다. 크로스 이후 문전으로 다시 투입된 공을 잡으려 마누엘 로카텔리가 몸싸움을 벌였고, 흐른 공을 곤살레스가 재빨리 마무리했다.
곤살레스는 이날 슛을 6회나 날리고 그 중 5회를 유효슛으로 연결하면서 매우 적극적으로 득점을 노렸다. 득점기회 창출은 좌우 윙어인 일디즈와 콘세이상에게 맡기고 곤살레스는 오프 더 볼 움직임과 골을 노리는 플레이에 더 집중하는 조합이었다. 곤살레스는 키 패스가 하나도 없고 드리블 시도 역시 없었다.
후반 19분부터는 새로운 실험이 시작됐는데, 풀백을 소화하던 선수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시키는 특이한 조치가 단행됐다. 곤살레스를 빼고 풀백 안드레아 캄비아소를 투입하면서, 레프트백으로 선발 출장했던 웨스턴 맥케니에게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맡긴 것이다. 맥케니는 필드 플레이어 모든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 유명하다.
유벤투스가 답을 찾았다고 볼 순 없다. 이번 실험은 모타 감독이 공격을 개선하기 위해 얼마나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지 보여주는 한 사례다. 곤살레스와 맥케니 모두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플레이메이커 성향의 선수는 아니다. 성실하게 팀 플레이에 임하면서 문전 침투해 골을 노리는 유형이다. 블라호비치의 경기력 난조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기도 한다.
경기 후 모타 감독은 “곤살레스와 맥케니 모두 이 역할을 잘 소화해보지 않았다. 그럼에도 잘 해준 이유는 실력 자체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태도에 감사한다”며 생소한 전술 지시를 따라 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모타 감독의 축구 시스템에 창의성이 엄청난 선수는 딱히 필요 없다. 볼로냐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건 창의성보다 에너지와 득점 가담 능력이 좋은 루이스 퍼거슨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곤살레스, 맥케니 등 팀 플레이에 능한 선수를 공격수 바로 뒤에 배치하는 건 일리가 있다. 다만 유벤투스가 볼로냐보다 강팀이라 상대 밀집수비를 자주 상대해야 하는 만큼 2선 자원이 드리블과 창의성으로 상대를 흔들어주는 능력이 더 필요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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