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제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렇게까지 악마화하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 14일 열릴 예정인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통합 체육회 선거를 통해 회장에 당선된 이후 올해 2번째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고, 다가올 선거를 통해 3선을 노린다.
이 회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3선에 도전하는 심경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이 회장은 ‘독립’(Independence), ‘최적화’(Optimization), ‘협력’(Collaboration) 3가지 축을 중심으로 체육계 변화를 이끌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그의 앞길은 가시밭길에 놓였다. 이 회장은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11월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대한체육회 비위 여부를 점검한 결과를 발표하며 업무방해와 금품 등 수수,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이 회장을 비롯해 8명을 수사 의뢰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국무조정실 발표를 근거로 관련 법에 따라 이 회장을 직무 정지 조치했고,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앞서 18일 대한체육회와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등에 압수 수색을 진행했다. 또한 지난달 말엔 검찰의 압수수색도 받았다.
이에 이 회장은 “원래는 재임으로 끝내려고 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가 대내외적으로 굉장한 위기에 직면했다. 이 부분을 도외시하는 건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드시 정리를 해야 한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에 관해 “개인적으로 너무 지나치다. 속된 말로 해도 해도 너무하다. 제가 그냥 물러서면 모든 것을 인정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제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해서 이렇게 악마화하나’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주변에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하는데, 사필귀정이란 말이 있듯 시간이 지나면 바른 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본인의 직무 정지 조치에 관해선 “직무 정지는 잘못된 것이다. 저는 선출직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적시한 것은 ‘의심이 된다’는 것이었다. 한국은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다. 반드시 판단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체육인을 위해 힘쓰는 회장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체육인들의 현장이 굉장히 열악하다. 생활 체육 지도자는 물론 실업팀 지도자도 굉장히 불안정했다. 여러 방법으로 논의해 표준계약서라는 걸 만들었다. 국가대표, 지도자, 각 시도 협회 등에 표준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스포츠는 교육이다. 결과에 승복하고 서로 협력하면서 민주 시민으로서 소양을 가르친다. 모든 체육 업무를 하나로 모아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스포츠위원회 발족을 특히 강조한 이 회장은 “정부에서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문건으로 줬다. 학교 체육 정상화에 따른 스포츠 정상화, 지역 체육회 재정 안정 확보, 국가스포츠위원회 논의를 이야기했다. 이것을 통해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 국가스포츠위원회를 통해 대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회장은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이 출마 의사를 밝히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선을 펼칠 전망이다. 이 중 강신욱, 유승민, 박창범, 안상수 후보자는 이 회장에 대항하기 위해 17일부터 단일화 논의를 시작했다.
대한체육회 선거는 후보 등록은 24~2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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