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가 오는 25일 예정됐던 가수 이승환의 콘서트 대관을 23일 전격 취소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입장문을 통해 "오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한다는 공문을 오전 9시에 발송했다"고 발표했다.
김 시장은 "이승환 씨가 나이가 60세인데 전국 공연이 있으면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황과 시민 분열에 대해 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충분히 예견 가능한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승환은 1965년생, 김 시장은 1969년생이다.
김 시장은 "12월 3일 비상 계엄 선포 등 국가적으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고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해 가수 이승환 씨는 국회 앞 '촛불문화제'에 직접 나가서 공연을 하겠다고 SNS 등에 예고했고 12월 13일 국회 앞 탄핵 촉구 촛불문화제에 직접 참여하여 공연한 바 있다"며 "이에 따라 구미시 공연을 앞둔 상황에서 문화예술회관에서는 구미시 공연이 혹여 공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에서 허가 조건을 다시 강조하는 공문을 12월 10일 발송했고, 동시에 유선상으로도 기획사 측에 구미 공연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정치적 선동 자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승환 씨는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당일 수원시 공연에서 공연 중 '탄핵이 되니 좋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뒷조사를 받았는데,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도 마음이 편치 못했다. 앞으로 편안한 세상이 될 것 같다'라는 정치적인 언급을 한 바가 있다"며 "구미시는 이승환 씨의 구미 공연이 수원 공연처럼 정치적 언급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에 반하는 시민단체들의 항의 시위 등으로 자칫 시민과 관객의 안전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됐다"고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승환은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승환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입장문을 내고 "구미시 측의 일방적인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저는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방적이고도 부당한 대관 취소 결정으로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승환은 자신이 정치적 선동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도 냈다. 이승환은 "'선동'의 사전적 정의는 '남을 부추겨 어떤 일이나 행동에 나서도록 함'"이라며 "저는 '정치적 선동'을 하지 않습니다. 몇몇 극장의 대관계약서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 공연'은 대관을 불허한다는 조건은 있지만 제 공연이 '정치적 목적'의 행사는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대관에서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고 했다.
앞서 이승환의 구미 콘서트 소식이 알려지자 구미시 보수시민단체들은 현수막을 내거는 등의 반대 시위를 벌였고, 이승환은 지난 20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매진 소식을 알리며 "감사합니다. 보수 이익단체 여러분"이라고 조롱 섞인 입장을 낸 바 있다.
커머스갤러리 신교근 기자 / cmcglr@cmcg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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