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정원욱 기자] 가수 이승환의 구미 콘서트가 공연을 이틀 앞두고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이승환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구미시는 안전 문제를 이유로 콘서트 취소를 결정했으나, 이승환은 부당한 처사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해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승환은 23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구미시 측의 일방적인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신속히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방적이고 부당한 대관 취소 결정으로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이 아닌, 이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승환은 구미시의 콘서트 취소 사유인 ‘안전을 위한 결정’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공연 참석자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 측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해 주고, 집회 측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을 삼가달라고 요청드렸다”며 “구미시 측은 경찰 등을 통해 적절한 집회·시위를 보장하면서 동시에 관람객들의 문화를 향유할 권리도 지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승환은 대관 취소의 실질적인 이유가 “‘서약서 날인 거부’였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구미시가 요구한 서약서에는 “기획사 및 가수 이승환은 구미문화예술회관 공연 허가 규정에 따라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환 측은 이러한 서약에 대해 “나는 정치적 선동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서명을 거부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 문제이며, 안타깝고 비참하다. 우리 사회 수준을 다시 높일 수 있도록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이승환은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해 왔으며, 이에 보수 우익 단체는 이승환의 구미 콘서트 취소를 요구해 왔다. 이와 관련하여 이승환은 “데뷔 35년 만에 갖는 첫 구미 공연인데 안타깝다”면서도 “아껴뒀던 특수 성대를 꺼내 조이고 닦은 후 갈아 끼우고 갈 테니 각오하고 오시길 바란다. 내 인생 최고의 공연으로 만들겠다”고 향후 활동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날 오전 구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승환 콘서트 취소 결정을 발표했다. 김 시장은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에 따라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일 이승환 측에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지만, 이승환 측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음을 서면으로 명확히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10일 이승환 씨 기획사에 정치적 선동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승환 씨는 지난 14일 수원 공연에서 ‘탄핵이 되니 좋다’라며 정치적 언급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은 “이러한 정치적으로 편향된 행동과 언급에 대해 구미 지역 시민 단체가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지난 19~20일 이틀간 집회를 개최했다”며 “시민과 관객의 안전 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지역 민간 전문가와 대학교수 자문을 구했고, 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불가피하게 대관을 취소하게 되었다는 것이 구미시의 입장이다.
구미시는 이날 오전 9시경 ㈜하늘이엔티에 관련 공문을 발송하며 대관 취소 절차를 마무리했으며, 콘서트 환불 등 반환금 문제는 추후 법률 대리인을 통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환은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거침없이 표현해 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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