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이 "(한국 사회 장기 불안은) 사회적 갈등과 양극화에 기반한 팬덤정치가 잠재성장률을 낮췄다"며 "정부 주도의 성장 한계를 말하는데 (팬덤정치로) 정부가 강해진다"고 주장했다.
정 전 총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아주경제신문·AJP 주최로 열린 '2025 미래전망 4대 대학총장 포럼'에서 "한국 경제는 장기 불안에 진입하고 있다"며 "잠재성장률이 내년부터는 2% 이하로 진입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잠재성장률이 내려가니까 실제 성장률이 내려가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정 전 총장을 비롯해 현오석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등이 참석해 '리노베이션·레볼루션 코리아'를 주제로 좌담을 이어갔다.
사회를 맡은 현오석 전 부총리는 "우리 사회는 대외적인 환경 변화 속에 다양한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며 "정치·경제·과학·교육 대안을 모색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선진화 방향 전략을 찾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광형 전 KAIST 총장은 "과학과 기술은 경제·문화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특히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치열한데 그 중 핵심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라고 밝혔다. 이 전 총장은 "(과학 기술 발전에서 걸림돌은) 가장 큰 건 규제"라며 "AI 관련 법은 진행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이 전 총장은 "전세계적으로 바이오 산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남짓"이라며 "거의 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세계 시장에서도 (한국 바이오 산업은) 존재감이 낮다"고 했다. 그 이유로 이 전 총장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생명윤리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 전 총장은 "(경제 관련 정책들은) 정치 중립적이거나 탈정치적이어야 한다"며 "어느 정부가 들어와도 그건 훼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나오는 개헌 논의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은 "지금의 헌법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위해 생긴 게 아니"라고 했다. 성 전 총장은 "대한민국헌정회에서 헌법개정연구회를 만들어 (개헌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했다"며 "대통령과 국회 모두 책임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성 전 총장은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을 직선제로 뽑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다만 국회가 (한 정당이) 과반 수 의석을 가질 때 정부가 국회 지지 없이는 움직일 수가 없는 단점이 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직선제와 함께 내각 불신임제를 포함하는 '이원집정부제' 모델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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