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이경주 기자] LG CNS가 최근 국내 대형 연기금 대상 IR(투자자설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계엄사태 후폭풍으로 해외기관 투심이 급격히 위축된 탓이다.
LG CNS는 국내기관 자금만으로 1조원대 IPO(기업공개) 공모액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치며 국내 자본시장이 양적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어려운 과업은 아니라는 평가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최근 연금과 공제회 같은 국내 대형 연기금을 대상으로 IR에 매진하고 있다. 해외기관이 이번 공모에 소극적으로 베팅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에 따른 대응이다.
LG CNS는 공모액이 1조405억~1조1994억원에 이르는 빅딜이다. 2022년 초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어다. 해외기관들도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을 투자하는 것이라 내부심사를 거쳐 베팅을 진행하게 된다. 실제 LG CNS는 공모액의 절반가량인 5098억~5877억원을 해외 공동대표주관사인 메릴린치와 모간스탠리, 공동주관사인 JP모간에 배정했다. 해외기관들이 차지할 몫이다.
그런데 계엄사태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대외신인도가 크게 하락했다. 투자자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인 '거래중지'가 눈앞에 벌어질 뻔 했다. 다행히 국회에 의해 계엄이 해제되고 대통령 탄핵안도 통과됐지만 정국이 안정화되진 않았다.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고, 차기 대통령선거까지 무사히 치러야 한다. 그 전까진 불확실성의 연속이라 볼 수 있다.
이에 내년 초로 예정된 기관수요예측에 해외기관이 내부심사를 거쳐 베팅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IB관계자는 “주관사단이 사전조사를 통해 해외기관 수요를 파악했는데 베팅이 쉽지 않은 분위기”라며 “최근 국내 대형 연기금에 대한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LG CNS가 국내 기관만으로도 충분히 수요를 모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펜데믹 이후 국내 자본시장 체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기 때문이다. 국내 자금만으로 1조원대 빅딜이 성사된 선례도 있다. 2021년 3월 1조4917억원을 공모한 SK바이오사이언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주관사단을 NH투자증권(대표)과 미래에셋증권(공동), 한국투자증권(공동) 등 국내사로만 꾸렸다. 해외기관에게 배포하는 영문 투자설명서(OC·Offering Circular)도 작성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요예측 경쟁률은 1275대 1에 달했고, 공모가기준 기관 신청액도 1000조원이 넘었다.
LG CNS는 최근 클라우드사업이 구조적 성장기에 있고 기업가치(밸류)도 시장친화적으로 제시했다는 평이 많다. 국내 대형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베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앞선 IB관계자는 “내년 첫 빅딜 타자가 펀더멘털이 우수하고 밸류도 시장친화적인 LG CNS라 다행”이라며 “국내 대형기관들이 부담없이 수요예측에서 베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 CNS의 대응과 성공여부는 빅딜 후발주자들 입장에서도 중요하다. 비슷한 상황에 처할수 있기 때문이다. DN솔루션즈와 케이뱅크, 서울보증보험, 롯데글로벌로지스, 달바글로벌 등이 내년 상반기 중에 수요예측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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