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후 임명한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계엄 지지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있다고 한겨레가 23일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취임 직전까지 사단법인 물망초 이사장으로 활동했던 박 위원장은 야권 인사를 비방하고 윤 대통령 퇴진 집회를 조롱하는 글을 써 이미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취임 후에는 페이스북 활동을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매일 1개 이상의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0일 취임식에서 “우리 진실화해위가 갈등의 도가니가 아닌, 대한민국 사회의 화해와 통합을 이끌어가는 큰 주춧돌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라는 취임사를 읊었다. 하지만 그의 행보는 취임사에서 한 다짐과 딴판이었다. 불과 몇 시간 전 박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이 부결된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은 윤석열입니다. 인사를 투쟁의 목적으로 삼아 법치주의를 말살하려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내란 행위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한겨레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내란을 지지하는 듯한 댓글에 지속적으로 ‘좋아요’를 누르고 있다. 그는 “대통령의 인사권도 인정하지 않는 놈이 자기 멋대로 들락거리다니”, “미친 더불어조국망국당 좌파 종북세력들 모두 물러가라!” 같은 극단적인 내용의 댓글에 ‘좋아요’나 ‘와우’를 누르고 있다. 특정 댓글에는 ‘하트’까지 표시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늘은 동지. 밤이 가장 긴 날이다. 우리 사회도 어둠을 걷어내며 조금씩 밝아지려나?”라고 쓴 글에 윤 대통령과 관련된 응원 댓글이 달리자 ‘하트’를 누르기도 했다.
진실화해위 내부에서도 박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말리 나온다. 야당 추천 위원들이 계엄과 관련한 글을 게시하자 자신의 허락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삭제를 지시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페이스북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며 반대 의견에 귀를 닫고 있다.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이 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박 위원장은 계엄과 내란을 지지하는 댓글에 반응하며 직·간접적으로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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