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역대급 한파가 몰아친 지난 21일 밤. 내란 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파면과 처벌을 촉구하며 상경 투쟁에 나선 농민들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무려 28시간 동안 남태령 고개와 서울 한강진역 인근에서 밤샘 시위를 벌였다.
그런데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경찰청 소속으로 추정되는 이가 쓴 글 하나.
"뇌에 우동사리 든 MZ X들, 유럽이었으면 머리에 총알 구멍 뚫렸을 것."
농민과 시민들을 범죄자와 선동된 무리로 규정해 쏟아낸 막말은 공권력에 대한 한 줌의 신뢰마저 무너뜨렸다.
하지만 차벽 뒤에 숨어 쏟아진 혐오와는 정반대의 이야기도 같은 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익명의 경찰이 시위대에게 보낸 따뜻한 커피 15잔은 "집회 참가자분들께 꼭 전달 부탁드립니다"라는 배달요청 사항과 함께 현장에 전해졌다.
"왜 세상은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 동시에 아름다운가"
혐오와 연대가 교차한 남태령의 밤. 한강 작가의 소회처럼 그날의 이야기는 잔혹하지만 동시에 아름다운 세상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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