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분기 국내 지역경제는 전분기(3분기) 수준을 유지했고, 제조업 생산은 보합세를 보이는 등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 증가에도 불구하고 석유정제·화학, 철강 등의 감소로 인해 보합세를 보였으며, 서비스업 역시 운수업의 증가와 부동산, 숙박·음식점업의 감소가 맞물려 전반적으로 정체된 모습이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반도체가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고성능 제품 수요 증가로 성장했지만, 석유정제·화학과 철강은 각각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국내 건설경기 부진,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감소했다. 권역별로는 대경권과 강원권이 소폭 증가했으나, 호남권은 소폭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항공 및 해운 운송 증가로 운수업이 성장했지만, 높은 외식 물가로 숙박·음식점업이 감소하고, 대출 규제 여파로 부동산업의 부진이 지속되며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권역별로는 동남권과 제주권이 소폭 감소한 반면 나머지 권역은 정체 상태를 보였다.
민간소비는 재화 소비가 정체된 가운데 서비스 소비가 소폭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첨단공정 투자 증가로 소폭 증가했으나, 건설투자는 미분양 물량 증가와 공사비 상승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권역별로는 수도권과 충청권의 설비투자가 증가한 반면, 건설투자는 대부분 권역에서 감소했다.
10~11월 취업자 수는 10.5만 명 증가하며 증가폭이 3분기(14.8만 명)보다 축소됐다. 특히 수도권의 고용 증가폭이 크게 둔화된 반면, 충청권과 강원권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소비자물가는 국제 유가 하락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둔화로 전국적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주택매매가격은 수도권에서 상승폭이 축소됐으며, 나머지 권역은 모두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내년에도 SOC 예산 축소와 공사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건설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지역경제가 4분기 수준을 이어가겠지만, 국내 정치와 글로벌 통상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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